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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세요? 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래요."
변덕스러운 봄날씨에도 만개한 벚꽃이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할 즈음이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겐 가장 괴로운 시기라고, 중간고사만 끝나면 원없이 벚꽃놀이 갈꺼라며 지나가던 한 무리의 학생들이 투덜댄다. 똑같은 교정에서 똑같이 투덜대던 몇 년전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던 순간이었다.
내 옆을 지나쳐간 학생들 무리는 저마다 손에 커피 한 잔씩 들고 도서관 열람실로 향한다. 배가 고프니 밥은 먹어야 겠고, 몰려오는 졸음을 깨우려면 커피는 마셔야 겠고, 이런 멋진 날씨라면 하루 종일 수다를 떨어도 모자랄 것 같지만 그래도 최소한 시험에 대한 예의는 갖추기로한 모양이다. 꾸벅꾸벅 졸더라도, 좀이 쑤시더라도 책상 앞에 앉아 펼쳐놓은 책은 들여다 봐야 마음이 편해진다는 거겠지. 아마도 입에서 절로 이런 말이 나올거다. '아이고, 시험이 뭐길래. 공부가 다 뭐길래.'
시험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는 학생들 속에서 잠깐의 시간을 내어 책을 꺼낸다. '호모 아카데미쿠스'라. 말하자면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공부하는 인간이라는 표현이다! 학교를 졸업한다는 건 '교육과정'이 끝났다 뿐이지 사실 알고 보면 사람의 인생에서 '공부'라는 건 빼놓을 수 없는 단어 임엔 분명하다. 단순하게 교과서적 지식의 주입 말고도, 인간은 모르는 무언가를 '항상 배우는' 존재라는 것! 그런 점에서 '공부하는 인간'이라는 표현은 꽤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이 책 <공부하는 인간>은 인간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 것, 바로 '공부'를 사회의 사상과 문화가 반영된 '역사적 산물', '자산의 관점'으로 보는 시각에서 출발했다.
유대인들은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기적적인 성취를 이루며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왜 하필 수많은 민족들 중 유대인들이 공부에 있어서 돋보적인 업적을 보이고 있는가?' 라는 단순한 문제제기에서 이 엄청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문화권마다 공부는 어떻게 정의되고 있고, 공부의 목적을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 그야말로 '공부하는 인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대치동 학원가는 물론 유럽 명문대학부터 중국 오지의 산간마을까지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공부하는 인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구촌 곳곳의 치열한 공부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옮겼다.
가장 먼저 이 책을 받아들고 습관적으로 목차부터 찾아 읽으니, 한 눈에 책의 흐름이 읽혀진다. 목차만 보고도 흥미를 느껴보는 거, 간만이다. 이 책의 내용을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하라면 part 4의 제목이기도 한 '인류 문명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문화 코드, 공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부의 개념을 그 사회의 문화나 역사, 생활방식이 반영된 문화/역사적 산물이라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시각은 신선했다고 할까. 결국 비슷한 논리로 귀결되겠지만, 어떤 문화권에서 공부는 '신분 상승의 도구'이며, 어떤 문화권에서 공부는 '생존 전략'이고, 어떤 문화권에서 공부는 곧 '미래에 대한 보험'이기도 하다.
'체면'을 중시하는 동양의 문화가 동양인의 학습 의욕과 교육열과도 연결된다고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동기부여가 되는 피드백의 유형이 긍정적인가 아니면 부정적인가 하는 것이 동양인과 서양인의 서로 다른 특성 때문일 수 있다고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사실 이런 차이를 이해한다면 동서양의 교육법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쉽게 와닿는다. 어찌보면 편견에 지나지 않은 좁은 시각이었지만, 아프리카에도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다는 것도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 중의 하나다. 여러 다른 문화권을 통해 들여다 본 '공부'가 인간의 삶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어 버린 공부의 진짜 의미를 한 번은 곱씹어 보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이 책의 말미에 어느 노교수는 공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공부의 끝이 어디 있겠습니까? 살다 보니 늙는 것이고, 공부하다 보니 또 늙는 것이지요. 공부는 죽기 전까지 하는 것입니다. 정신이 허락하는 한 공부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늘 새로운 지식이 존재하고 인간은 늘 새로운 의문이 생기기 때문에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결코 공부의 끝이란 없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공부 그 자체를 즐기는 것, 그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뒤돌아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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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누군가가 내게 날카롭게 충고 해주기를 기다렸으면서도, 그런 충고 쯤은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얼굴이 붉어질 때가 종종 있다. 아무리 감추려해도 당황스러움이 얼굴에서부터 잔뜩 묻어나는 순간들. 그래, 나도 사람이니까. 정확히 말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는 건, 스스로가 생각하고 있던 나의 문제를 타인의 말을 통해 재확인하게 됨으로서 느끼는 당황스러움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지난 몇 달 동안 종종 느끼던 그 화끈거림을 잊고 지냈다가 우연히 이 책의 어느 한 구절에서 다시 느꼈다. '그대는 그대의 삶, 그대로를 살아라.'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문장이 뭐라고.
요즘 이래저래 되는 일이 없다고 느낄 때마다 저절로 농담 같은 진담인지, 진담 같은 농담인지가 툭 튀어나온다. '역시 이번 생은 망했나봐.' 아마도 하워드 교수가 이 농담을 듣는 다면 혀를 끌끌 찰까, 아니면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그 다음 생도 역시 망할 걸세, 라고 농담으로 받아칠까.
어느 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하워드 교수에게, 제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에릭 시노웨이가 묻는다. "쓰러지셨을 때 아무런 후회도 들지 않으셨어요? ...살아난다면 이런 것들은 완전히 바꿔서 살아봐야지 하는 것들 말이에요." 에릭의 질문에 후회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하워드의 대답이 돌아왔다. 내 뜻대로 삶을 살았고, 바라던 것보다 많은 일들을 이뤘지 않느냐고. 저승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온 하워드의 대답은 이리도 쿨한데, 찜찜한 뭔가가 계속 남아 에릭을 초조하게 만든다. 그리고 에릭은 곧 깨닫는다. 그 날 하루 생사의 기로를 오간 것은 분명 하워드였지만, 정작 삶에 대해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었음을. 그리고 하워드와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그러니까 이 책 <하워드의 선물>을 집필하기로 결심한다.
누구나 살면서 겪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 가끔은 삐걱거리기도 하고, 가끔은 완전히 나자빠지기도 하는 그런 순간들. 지금 걸려 넘어진 그 자리가 당신의 전환점이라고 하워드는 말한다.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처음이기에, 세상은 전환점이라는 선물을 숨겨놨어. 그걸 기회로 만들면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다네."라고. 눈물나게 위로가 되는 말이다. 하워드는 덧붙인다. 다만 사람들이 그 '전환점'을 못 보고 지나쳐서 문제라는 이야기도. 수많은 변화의 순간들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환점'이라는 건 기회 그 자체라는 달콤함도 있지만 절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매정함도 있으니.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길을 계속 가고 싶은가, 아니면 이쯤에서 방향을 바꿔야 할 것인가,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되물어 볼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내가 지금 전환점에 서 있는게 맞긴 한 건지, 전환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건지 조차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워드를 만나보길 권한다. 가본 적 없는 하버드 캠퍼스를 함께 거닐며 가슴 속 한 켠에 잔물결이 이는 경험을 당신도 해봤으면 좋겠다. 삶에 정답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스스로에게 후회스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그것이 곧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정답이지 않을까- 누군가의 경험 섞인 조언과 통찰이 이렇게 위로가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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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을 비난하는 말에 두 가지가 있다고 가르쳐준 사람은 혼다씨였다.
나이프의 말.
십자가의 말.
"이 두가지가 어떻게 다른 지 알아?"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하기 얼마 전에 그녀는 그렇게 물었다. 그때 나는 열여덟 살이었고 그녀는 서른 살이었다. 대답을 못 하고 가만히 앉아 있자, 그녀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뿐, 마음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나이프의 말은 가슴에 박히지."
"예......"
"당연히 굉장히 아파. 쉽게 일어나지 못하거나 그대로 치명상이 되는 일도 있어. 하지만......"
그녀는 잠시 말을 끊고 나서 다시 이었다.
"나이프의 말에서 가장 아플 때는 찔린 순간이야."
그러나 십자가의 말은 다르다고 했다.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지. 그 말을 등에 진 채 계속 걸어가야 해.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발길을 멈출 수도 없어. 걷고 있는 한, 즉 살아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 지고 있어야 하는 거야."
어느 쪽이 더 낫냐고 묻지는 않았다. 물었다고 해도 대답할 수 없었으리라. 그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그 대신 그녀는 이렇게 물었다.
"어느 쪽이야? 넌 나이프로 찔렸어? 아니면 십자가를 등에 졌어?"
나는 입을 다문 채 대꾸하지 못했다. 잠시 나를 쳐다보고 나서 그녀가 말했다.
"그래, 빙고."
74~75p.
1. 정신없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며칠을 덩그러니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책이 한 권 있었다. 밤 늦은 시간까지 모니터를 보며 정신없이 일을 하던 중에, 하늘색 표지의 그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읽고 싶었던 책을 손에 들었는데도 제대로 펴볼 시간도 없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그 자리에서 그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 대뜸 시간이 얼마나 흘렀나 확인했을 때, 책은 어느새 절반을 넘기고 있었다.
2. 한 친구가 자살을 했다. 후지이 슌스케, 후지슌. 반에서 불량 학생들에게, 그리고 그들에게 또 다른 '제물'이 되지 않으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던 반의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만만해 뵈는, 소심하고 얌전한 동급생이라는 이유였다.
3. 후지슌이 남긴 유서에 씌여져 있던 이름은 넷. 그중 하나가 주인공 사나다 유의 이름이었다. 나의 절친이 되어주어 고맙다는, 유 짱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길 바란다는 후지슌. 사나다 유는 생각한다. 내가 녀석과 절친이었나. 초등학교 때에는 종종 같이 놀기는 했지만, 절친이라고 할 만큼 깊은 관계였었나. 그런 친구가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 '왜 그랬냐'고 후지슌에게 되물어볼 수도 없는 유서에 왜 자신을 '절친'이라고, 고맙다는 말을 남긴 것인지 사나다 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4. 후지슌이 남긴 유서에는 나카가와 사유리의 이름도 있었다. 같은 반도 아닌 후지슌이 사유리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열 네번째 생일 축하한다는 인사였다. 사유리는 고맙다고는 대꾸했지만, 선물을 주고 싶으니 지금 집 앞에 가도 되냐는 후지슌의 말에 안된다며 거절을 했다. 그랬던 후지슌은 자신에게 보내는 생일 선물을 택배로 보내고 집에 돌아와 목을 매었다. 유서에 귀찮게 해서 미안하다는, 생일 축하한다는, 늘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적어놓고.
5.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다. 열 네살,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아들이 집 마당의 감나무에 목을 맸다. 자신을 집요하게 괴롭힌 두 녀석의 이름을 유서에 적으며 아들은 그들에게 영원히 용서할 수 없다고 썼다. 아들의 절규는 아비의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냈다. 아들은 부모인 자신들이 걱정할까봐 왕따 당하는 것을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아들의 괴로움을 눈치채지 못한 미안함. 그때 아들을 위해 아비가 할 수 있는 건, 감나무에 매달린 아들의 시신을 조용히 끌어안는 일 밖에 없었다. 아들을 집요하게 괴롭힌 두 녀석이나, 그런 괴롭힘을 묵인했던 반 아이들이나, 아들의 절친이었다면서 끝내 아들에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던 친구 녀석도 절대로 용서 할 수가 없다.
6. 책은 후지슌의 자살 이후로 때로는 고뇌하고 때로는 좌절하고 상처를 받으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 그들의 20년 간의 이야기다. 자신도 모르게 후지슌의 절친이 된 사나다 유, 일방적으로 자신을 좋아한 후지슌의 마음을 거절했던 사유리, 아들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후지슌의 아버지,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어머니 곁에서 형의 빈자리를 채울 수 밖에 없었던 후지슌의 동생 겐스케.. 그날 부터 그들이 등에 짊어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십자가'에 대한 이야기다. 고뇌하고 좌절하고 상처받으며 성숙하기 전까지는 끝내 그 십자가가 주는 삶의 무게를 버텨낼 힘 조차 키우지 못했을 두 친구에게 말이다. 네 곁에 있었던 그 친구도 너와 같은 나이에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운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었던 것을 기억하느냐면서.
7. 왜 나를 절친이라 말했는지 의문스러워하던 사나다 유는 절친을 떠나 후지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남겨진 그의 가족을 대하는 것도 사나다 유에겐 괴로운 일이다. 평생을 등에 업고 살아가야 하는 이 십자가의 무게가 때로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왜 하필 나야. 나도 피해자인데. 죄책감은 죄책감이지만, 그래. 분노 역시 분노다.
8. 시간은 흐른다. 영원히 초등학생 시절의 얼굴로 불단에 머물러 있는 열 네살의 중학생 후지슌과 달리 사나다 유와 사유리는 다른 동급생들처럼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도쿄의 대학에도 진학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두게 된 사나다 유는 어느 날, 아이가 공책에 어떤 친구를 '절친'이라고 적은 것을 본다. 사실 그 애는 절친이 아니라 아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 이유를 알게 된 사나다유는 아들의 모습에서 마음 속에 묻어둔 후지슌을 보게 된다. 자신에게 '유짱' 이라 부르며 말을 걸 때의 후지슌의 얼굴을. 눈이 부신듯 자신을 쳐다보고 있던 그 얼굴을. 묻고 싶었다. "너도 그랬던 거니...?"
9. "인간은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울 때 절망할까? 아니면 죽고 싶은만큼 괴로운데,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을 때 절망할까?"_270p.
10.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가 해줄 수 있는 것. 거창한 무언가가 아닌 따뜻한 관심. 그게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풀어나가야 하는 '관계'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겠지.
11. 책을 덮으면서 나는 뭐랄까. 서른 네 살이 된 사나다 유를 꼭 안아주고 싶었다. 그동안 참 힘들었지,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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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참견/소셜평가단 | 2013/04/03 03:16 | posted by 멋쟁이 환유
지난 2월, 트위터에서 직접 세 가지 제목의 안 중에 어떤 것이 제일 나은지 팔로워들에게 묻기도 하셨죠.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엄마 있는 하늘 아래', '엄마의 좋은 시절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제목이었는데요. 저도 딱 눈에 띄었던 제목이기도 했던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로 최종 결정이 되었나 봅니다.
출간 기념으로 4월 22일에 북토크 하시는 군요. KT&G 서대문 타워는 예전에 이은미씨 북토크 참여로 한 번 가봤던 곳인데 음!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이충걸님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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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입니다. 짧은 2월이 후다닥 지나간 느낌입니다.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책에서 손을 떼지는 않고 있어요. 독서가 더디고 리뷰가 더디어 지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 제 맘대로 골랐던 책 다섯 권 중 <해피 패밀리>는 읽고 있는 중이고, 신간평가단 도서로도 뽑힌 <끝까지 연기하라>도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골랐던 책은 아니지만 <프라하의 묘지>도 곧 읽게 될 거구요. 적어도 제가 페이퍼에 추천했던 책은 꼭 읽고 넘어가자는 게 올해 목표이긴 합니다.^^ 사실 소설만 읽는게 아니라 그 외 분야의 책도 읽고 있어서 아직 달성율이 조금 저조하긴 한데, 올해 연말엔 뿌듯한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책 다섯 권을 골랐습니다.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두 거물, 다 빈치와 마키아벨리가 한 팀이 되어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한다면? 진짜 구미가 당기게 만드는 상상력입니다. 이 한 문장에 기대치가 완전 급격히 상승했어요. 탄탄한 역사적 고증과 더불어 긴박감 넘치는 사건 전개라. 다시는 출판사의 선전 문구에 혹하지 않겠다 다짐을 했건만, 그래요. 쉽게 낚여드리겠습니다. 허허. 2월에 출간된 소설 중 제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책 입니다.
얼마 전 팟캐스트 빨간책방 관련 리뷰를 쓰면서 알게 된 책인데요. 시게마츠 기요시 작가의 소설 <십자가>입니다. 텔레비젼 다큐멘터리에서 왕따로 고통받다가 자살한 학생의 아버지가 인터뷰하는 것을 보고 이 책을 썼다고 하죠. 방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2주 만에 써내려간 작품이라고요. 여전히 사회적 이슈로 남아있는 학교폭력과 왕따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비단 청소년 문학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왕따로 자살한 친구, 그리고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남겨진 친구들, 아들의 자살이라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부모와 그 일로 부모를 잃어버리게 된 동생. 이제 조심스레 그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간만에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기대 약간.
반가운 북유럽 소설이군요. 제목은 <멀어도 얼어도 비틀거려도>. 사실적인 사회 현실 묘사와 더불어 그 사회 속에서 작고 어린 소년이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거대한 법과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뭐 이 정도 소개글이어도 충분히 궁금증을 유발했어요. 북유럽 소설들은 잘 모르는데도 접한 책들이 거의 추리/미스터리 소설들이 많았거든요. 북유럽 특유의 쓸쓸한 정서가 녹아들어 있는 성장 소설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아참. 모험 소설이기도 하다고요.
이번엔 작품집이군요. 사실 미미여사님 작품은 늦게 접하게 되면서 초기작보다는 최근작들부터 우선적으로 많이 읽고 있는데, 사실 이거 너무 거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종종 했거든요. 이번엔 장편 말고 단편에서도 미미여사님의 진가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추천해봅니다. '믿고 추천하는 미미여사 작품' 정도가 추천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일단 어떤지는 저도 좀 읽어보고요.
어이구야. 연애 말살 소설이라는 표현. 강하고 낯선 표현이 당황스럽긴 합니다. 이 책 소개글을 읽다보니 <OUT> 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먼저 발표되었나 봅니다. 기리노 나쓰오 작가의 작품도 처음인데요. 사실 장르문학과는 조금 친하지 않아서 어떤 내용인가 했는데 이번 <IN>은 장르 소설이라기 보단 순문학에 가깝다고 하네요. 원래 이 작가의 미스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끔찍함을 넘어서 불쾌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는데, 이번에는 잔혹하지도 그로테스크 하지도 않은 소설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기리노 나쓰오 작가를 익히 알고 있던 사람이라면 작가의 변화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저처럼 처음인 사람은 독특한 '연애 말살'이라는 컨셉과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사랑의 설레임이 조금 더 어울릴 것 같은 3월에 사랑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연인들의 가슴 속에 남은 스산한 심리를 담은 소설이라. 뭐 나쁘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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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랑
2013/03/15 17:20
이번 3월에도 흥미로운 소설들이 많이 출간되나 보네요. 책 소개를 읽어보니, 역시 소설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필력만큼이나 중요한 것 같네요. 모두다 기발하고 흥미로운 소재들로 쓰인 소설 같아요. 한 권씩 한 권씩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어요.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동진의 빨간책방] 20회 - '니나가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소설 <십자가>의 이선희 번역가를 만났습니다
생활의참견/소셜평가단 | 2013/02/28 23:56 | posted by 멋쟁이 환유오랜만에 빨간책방 리뷰를 해봅니다. 퍼플소셜평가단 1기로 활동하면서 빨간책방을 알았고요. 지금도 오래 외출을 해야 될 때면 어김없이 팟캐스트를 먼저 챙겨 듣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저런 일로 바빴던 1,2월이라 빨간책방에 대한 리뷰도 게을러졌음이 좀 아쉽네요. 그러는 사이 빨간책방은 20회를 맞이했습니다. [책, 임자를 만나다] 코너에서는 읽고 싶었던 책, 그리고 보고 싶었던 영화 '파이 이야기'를 주제로 했는데요. 아쉽게도 저는 극장에서 영화도 놓치고,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책 부터 읽고 싶어 구매는 해두었으나 아직 책장에서 대기 중인 까닭에 과감하게 방송을 skip 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책을 먼저 읽고 방송을 나중에 듣게 된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가 더 좋더라구요. 제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부분이 방송에서 언급될 때, 묘하게 느껴지는 동질감, 반가움. 그런 것들이요. '파이 이야기'도 그래서 잠시 접어두고 갑니다. 곧 영화도 DVD로 발매 될 거라 하고요, 그 전에 책도 읽고 나서 리뷰를 쓸 때 빨간책방도 참고를 좀 하렵니다.
대신 20회 방송에서 제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니나가 만나러 갑니다] 코너였는데요. 이번에는 번역가 이선희 씨를 만나 인터뷰를 하셨더군요. 다음 퍼플소셜평가단 2번째 미션도서로 신청했던 <십자가>를 번역하기도 하신 분이더군요.
니나PD 안녕하세요. 니나 PD입니다. 우리가 외국 문학 작품을 접하다 보면 번역의 중요성을 한 번쯤은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원서에 또 하나의 생명력을 불어 일으키는 힘, 바로 번역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니나가 만나러 갑니다] 처음으로 번역가를 모셨어요. <십자가>, <검은집>,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 등 굵직한 일본 소설은 물론이고, 다수의 애니메이션을 번역하신 전문 번역가와 함께 합니다. 이선희 선생님 모실께요. 안녕하세요?
이선희 네. 안녕하세요. 이선희 입니다.
니나PD 저희 인터뷰 최초로 번역가를 모셨습니다. 들으시는 분들께 인사 좀 부탁드릴께요.
이선희 저는 일본 소설과 자기 계발서, 그 다음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애니메이션을 많이 번역하고 있는 이선희 입니다.
니나PD 네. 소설 뿐만 아니라 정말 말씀해주신대로 다양한 서적들 번역을 하셨고. 특히나 애니메이션도 굉장히 많이 번역을 하셨잖아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실 때, 굉장히 다른 분야인데 그 두 분야를 번역하면서 좀 다른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선희 책과 애니메이션은 정말 다른 분야인데요. 책은 공간의 제약이 없지만, 영상이 있는 것은 굉장히 공간의 제약이 많아요. 그리고 책은 문장력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애니메이션은 감각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등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워낙 어렸을 때부터 책과 만화를 많이 좋아했어요. 그래서 완전히 행복하게 지금 번역하고 있습니다.
니나PD 저희가 조금 전에도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정말 좋아서 하시는 게 느껴져서 더 좋았습니다. 여러 작품들을 워낙 오랫동안 해오셨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작품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아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선희 작품은 그런 것 같아요. 제가 20여년 넘게 방송물하고 출판물을 계속 번역해 왔는데 오랫동안 하다보니까 머리에 남는 작품들이 참 많아요. 그런데 결국 오래 기억에 남는 건 마음에 남는 작품인 것 같아요. 이번에 제가 <십자가>를 번역하면서 그동안 많이 머리에 남았던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 <십자가>는 정말 마음에 남는 작품이라서.. 그리고 번역하는 사람에겐 항상 가장 최근의 작품이 많이 남기도 하지만 이 <십자가>만큼은 아마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마음에 남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니나PD <십자가>가 최근 작품이시잖아요.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십자가>가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학교 폭력의 문제와 이런 것들과도 연관이 되서 굉장히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십자가>를 처음부터 기획하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떻게 하게 되신 건가요?
이선희 제가 개인적으로 <십자가>의 작가인 시게마츠 기요시를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원래 눈물있는 작품을 참 좋아해요. 그 눈물이 너무 재미있어서, 웃겨서 나오는 눈물이든, 정말 감동적인 눈물이든 참 좋아하는데. 시게마츠 기요시는 굉장히 가슴이 저릿저릿한 작품을 참 많이 쓴 작가에요. 그 중에서도 특히 학교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쓰는데요. 작가가 자기 스스로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고, 그런 것들을 많은 작품 속에 녹아있어요. 그래서 맨 처음 이 <십자가>를 본 게 한 2년 전인것 같은데 그때서부터 이건 주제도 학교폭력이지만 단순한 폭력이 주제가 아니라 그것을 힐링으로 연결시키는 작가의 탁월한 스토리성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은 보자마자 제가 너무 하고 싶었고, 꼭 해야 되게다는 정말 의무감, 그런 게 굉장히 많았어요. 의무이자 아, 이 책은 나한테 오는 권리다. 내가 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런 느낌을 많이 가져서 이 책은 제가 하고 싶어서 그때서부터 좋은 출판사를 많이 찾았죠.
니나PD 오랜 기간 마음에 품었던 작품이 이제 세상에 빛을 보게 됐어요. 사실 이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담담하면서도 읽는 사람의 마음을 저릿하게 한다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걸 또 사실 우리에게 잘 전해주시는 게 선생님의 몫이시잖아요. <십자가>를 읽으시면서, 또 번역하시면서 선생님에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몇 군데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선희 네. 물론 <십자가>는 저한테 너무 아픈 작품이기도 하고, 너무 마음을 치유해주는 치유의 작품이기도 한데요. 스포가 될 지도 모르겠는데요. 사실은 처음에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가 감나무에 목을 맨 아이, 중학교 2학년 아이. 그걸 보면서 우리 대구 중학교 학생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던 그 모습이 굉장히 많이 연상이 되었구요. 그리고 또 하나, 이 주인공이 짝사랑하던 여학생에게 편지를 써요. 근데 그거는 아무도 모르는데 이 짝사랑하던 여학생이 그거에 대한 자기가 손을 내밀지 못했기 때문에 얘가 죽은 게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많이 그동안 그걸 혼자 가슴에 담고 있다가 이 학생의 부모님에게 몇년 후에 고백을 하는 장면이 있어요. 사실 그렇게 고백할 수 있는 용기와 그런게 쉽지 않았을텐데. 어린 고등학생이었을 때 였거든요. 그것과 또 하나 이 친구가 가장 절친이라고 했던 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이 왜 나는 쟤랑 절친이었는지. 왜 유서에다 절친이라고 썼는지를 항상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근데 아이를 낳고 그 아이의 절친을 보면서 그 친구가 왜 나를 절친이라고 했는지 알고 폭풍처럼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 세 장면이 저는 정말..그때 저는 같이 울었거든요. 번역하다 보면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참 많아요. 사실, 저는 좀 감정이입을 좀 많이 하는 그런 타입이기 때문에 우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살짝 울지 이렇게 같이 폭풍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때는 주인공과 같이 폭풍 눈물을 흘렸거든요. 그래서 그 장면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니나PD 개인적으로 번역가로서 또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서 느꼈으면 하는 점, 같이 이 부분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하는 점 있으신가요?
이선희 네. 저도 생각해보니까 중학교 3학년 때 왕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이제 얼마 전에 생각이 났었어요. 근데 내가 알면서 혹은 모르면서 나 스스로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또 나 스스로가 나 자신도 소외시키지 않나. 그러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많지 않나. 혹은 무시하지 않았는 가. 그런 걸 같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니나PD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요. 저희 번역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참 많으실 거예요. 또 원하시는 분들께 조언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선희 번역가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거든요. 왜냐하면 본인이 좋아하는 책도 마음껏 읽을 수 있고, 그러면서 그 언어도 잊지 않게 만들어주면서 돈까지 주는!!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지만, 이 직업은 정말로 본인이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철저하게 좋아할 것. 그 다음에 둘째,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할 것. 내가 아는, 나는 이해하는데, 이걸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더 감동스럽고 더 쉽게 이야기하고 어떻게 하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번역자는 결국 소통을 위한 양쪽의 나라의 사람을 소통시키기 위한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소통을 하게 하려면 본인이 일단 공감을 하고 공감한 것을 아름다운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중요하니까 아름다운 한국어 공부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니나PD [니나가 만나러 갑니다] 오늘 일본어 전문 번역가인 이선희 선생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선생님 오늘 고맙습니다.
이선희 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번역가라는 직업에 대해서 많이 궁금했었는데요. 작가님 말씀을 들으니 정말 1석 3조의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네요. 외국어를 잘했다면 저도 번역가라는 직업을 고려했을 것 같아요. 저는 늦게나마 일본문학을 접하기 시작했는데요. 잘 아는 사람들은 가끔 그 책은 누가 번역했냐고 묻더라구요. 번역가에 따라서도 책의 재미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단순히 외국어를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 말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좋은 작품을 먼저 만나고, 그 감동을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소통 매개체 그 자체니까요. 이번 [니나가 만나러 갑니다] 코너는 저에게 앞으로 만나 볼 <십자가>의 책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번역가'라는 매력적인 직업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던 1석 2조의 알짜배기 코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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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피가 들끓었던(!) 대학생 때부터 줄곧 좋아하던 민중가요가 하나 있다. '청년' 이라는 곡이다. '채우기 위해 비울 수 있는 그런 용기를 가진 그대, 푸르디 푸른 이 땅의 청년이여.' 로 끝나는 노래의 마지막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가사도, 멜로디도 좋아 흥얼거릴 그 당시만 해도 '채우기 위해 비울 수 있는 용기'를 머리로만 받아들였었지. 이 책의 에필로그를 다 읽기도 전에 문득 그 노래 생각이 났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만큼, 되고 싶은 것이 많았던 만큼 욕심을 많이도 부렸었더랬다. 그리고 그 때는 그래도 되는 거라 생각했었고, '도전'과 '열정' 이라는 단어는 그 모든 것을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었다. 몸이 내게 적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미처 깨닫지 못했을 때 고작 작은 것 하나에 흔들리는 자신이 싫어서 외면했던 결과는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열심히 달려온 결과는 너무도 냉정했다. '멈춤' 이었다.
내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오만, 한 번 맺어진 관계는 안고 가는 게 미덕이라 생각했던 착각, 조금 더 젊었을 때 많은 것들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던 강박. 내 안에 혼란스럽게 섞여 있던 그런 것들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채우기 위해 비울 수 있는 용기'라는 말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다.
"조금 천천히 살자, 우리. 가볍게"
언젠가 친구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친구가 웃었다. 너 답지 않다는 뉘앙스가 풍기는 웃음이었다. 말 그대로 정신줄 붙잡고 살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뒤처지는 세상이라 그렇지, 누군들 원해서 '쫓기는 삶'을 살고 싶을까. 그렇다고 아파보니 그렇더라며 사람들에게 슬로우 라이프, 비움의 미덕을 외치는 전도사가 되고 싶진 않다. 대신 그런 말은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치열하게 살다가 가끔은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아 보는 것도 괜찮더라는 것. 그래서 잠시 멈추어 가든지, 속도를 줄여보든지 그건 그 다음 개인의 몫으로 남겨둘 일이지만.
<사랑을 배우다>라는 책으로 만났던 무무가 <오늘, 뺄셈>이라는 책으로 다시 찾아왔다. 전작에 비하면 <오늘, 뺄셈>은 조금 더 편하고 담담하게 읽힌다. 여기서 만난 47편의 이야기들은 '뺄셈', '비우는 것'에 대한 미덕을 담고 있다. 가볍게 읽을 책을 찾아 가방에 넣고 나섰다가 한 꼭지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이어져 나왔었다. '뺄셈 철학은 우리 삶의 무거운 짐을 덜어내는 출발점이다'라는 문장에서 참 오래 시선을 두었더랬다. 더하기 인생에 익숙해진 까닭에 삶의 욕망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져 진짜 '나'의 모습이 까마득해지는 사람이라면 잠깐 '뺄셈' 철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47편의 이야기들 속에서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불현듯 어떤 맥락에서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익숙한 것들을 갑자기 내려놓는 일은 상상 외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영혼의 건강을 위해서는 아프더라도 잠시 덜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덜어두었던 아픔을 나중에 다시 살펴보면 그것이 곧 '결핍'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을 인정하면 우리의 삶은 또 한걸음 성장을 향해 내딛는다._122p.
모든 일에는 그것의 반대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세상의 모든 오르막이 내리막을 품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다. 온갖 고난과 좌절의 시간을 품에 안고 내려놓지 못한다면 지금 이 순간의 삶 역시 고난과 좌절로 얼룩질 것이다. 지나간 불행을 오늘의 의미 있는 경험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딛고 서 있는 곳이 땅인지 강인지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_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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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된 책 <원숭이와 게의 전쟁>에 대한 리뷰를 할 차례다. 신간평가단 활동 중 하나는 전 월에 발간된 신간 도서들을 소개하는 페이퍼를 작성하는 것이다. 내가 지원했던 파트는 소설분야. 매월 초, 전 월에 발간된 신간 도서들 목록을 훑는다.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페이퍼 작성은 개인 취향에 달려 있으니 특별히 애정하는 작가가 있거나 기대하는 작품이 있는 경우라면 거의 무조건 리스트 업 하는 편이고, 그 밖에도 읽고 싶은 책들을 고르는 작업을 한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데는 아무래도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 소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출간 되자마자 읽은 책이라면 페이퍼를 작성할 때 감상을 곁들여 소개하니 수월한 편이고, 아직 읽지 않았지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면 소개하는 나도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 소개에 전적으로 의지를 하는 편이다. "착한 사람이 손해 보는 세상이어서는 안 돼!" 라는 한 줄 문장이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건 분명했다. 아쉽게도 페이퍼에 담길 책 목록에선 다른 책에 밀리긴 했지만.
이번에 도착한 책의 제목이 뭐냐고 묻길래 말해주었더니 '원숭이와 개의 전쟁' 이냐 묻는다. '견원지간'을 생각했나 보다. 그러게. 낯설지만 제목은 <원숭이와 게의 전쟁>이 맞다. 일본 고전 민화에서 가져온 제목이란다. 교활한 원숭이가 어미 게를 속이고 재산을 갈취한 후에 게를 죽여버린다. 증오심이 가득찬 새끼 게들이 계약을 꾸며 원숭이에게 복수한다. 힘 없는 약한 자들이 힘을 합쳐 강한 자와 맞선다는 고전 민화의 뼈대를 소설로 그대로 가져왔다. 요시다 슈이치는 저마다 사연을 가진 여덟 명의 사람들을 내세운다. 갓난 아이를 데리고 상경한 호스티스 미쓰키, 뺑소니 사건을 목격한 바텐더 준페이, 영 못나가는 호스트 도모키,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나토, 정치가의 비서를 꿈꾸던 여자 유코, 무고한 죄를 뒤집어쓴 아버지를 둔 미대생 도모카, 한국 술집의 마담 미키, 시골에서 혼자 사는 90대 할머니 사와.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이라면 사회에서 소위 '약자'라 불리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 쉽게 추측이 가능한 시나리오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강자'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맞서기 위해 서로 돕게 되었는지의 과정은 소설이 노리고 있었던(!) 재미의 포인트다.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사람들이 서로 얽히게 되는 모습은 교활한 원숭이에 맞서는 새끼 게들의 모습을 연상시키지 않는가.
그랬던 준페이가 우연히 정치판에 뛰어들게 되는 과정이 이어진다. 그것을 계기로 사람들이 한데 모이게 되고. 그러나 이런 황당한 귀결이 마음에 드네 안 드네 이야기를 하기 전에, 사람들이 제각기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 전에, 애초에 기대했던 '원숭이와 게의 전쟁'은 기대 이하로 심심하다. 이 복수극은 통쾌하다기 보다 잔잔하다. 이 새끼 '게'들의 해피엔딩이 결코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산만한 인물 관계에서도 공감할 만한 캐릭터의 부재,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설득력 없는 엉성한 이야기 전개는 무엇보다 '재미가 없다'라는 야박한 평을 내리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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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하우스에서도 <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이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네요. 월든의 간소한 삶의 규칙을 따라 자신만의 '월든'에서 10년간 살아온 저자의 기록이라는 군요. 책에는 서른 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저자와 가족들이 지난 10년간 지향했던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는 군요. <월든>에서 배운 소로우의 삶과 저자의 삶이 어느 지점에서 맞물려 있는지 들여다 보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날에 '월든'을 만나다 [출처] 마음이 가난한 날에 '월든'을 만나다|작성자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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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인간
Homo Academicus
<공부하는 인간 Homo Academicus> 전격 출간!
생존을 위한 공부에서 교양인이 되기 위한 인문 탐구까지
우리는 왜 죽도록 공부하는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세계는 지금 전쟁 중이다. 갓 태어난 아기부터 100세 노인까지, 개인의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써의 공부에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욕구 충족을 위한 인문적 탐구까지, 끝이 없이 펼쳐진 공부의 길 위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부전쟁’을 치루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부하는 전 세계 청춘들의 열정과 패기는 어떤 공부가 좋은 공부이고 나쁜 공부인지에 대한 가치 판단에 앞서 그 무엇으로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뜨겁고 또 치열하다.
“인간은 왜 이토록 공부에 매진하는 것일까? 인류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공부란 무엇인가?”
이 간단하면서도 깊이 있는 질문에서 출발한 KBS 글로벌 대기획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 Homo Academicus>가 3월 KBS 1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제작진이 방영 전에 도서 <공부하는 인간(예담 刊)>을 출간하는 의미는 방송프로그램이 가진 일방적인 정보 전달의 한계를 넘어 독자, 시청자와 교류할 수 있는 창구로써 함께 소통하며 ‘진정한 공부란 무엇인지’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과 공론화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 데서 비롯되었다.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은 각 문화권마다 공부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떻게 공부하는가, 그리고 최고의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공부라면 세상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수재들과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이 모여 있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심층 면접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4명의 진행자 릴리, 스캇, 제니, 브라이언. 그들은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과 함께 이스라엘, 인도, 중국, 미국, 프랑스 등 공부강국을 방문하여 1년 365일 내내 벌어지는 국경 없는 공부전쟁의 현장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오늘날의 ‘공부’를 만들어낸 세계 각 문화권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러한 배경이 나라별 공부법에 끼친 영향과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현대의 공부법에 있어서 동·서양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왜 그런 차이가 생겨났는지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기회도 맞는다.
그들이 발로 뛰고 피부로 느끼고 마음으로 공감한 공부이야기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미래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공부의 길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고민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유럽 명문 대학에서 중국 오지의 산간 마을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부전쟁의 치열한 현장
과연 그들은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배우는가!
■ 공부의, 공부에 의한, 공부를 위한 대한민국
대치동의 학원 교실은 토요일인데도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말에 이토록 많은 학생들이 학원 수업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듯 진행자들은 매우 놀라워했다. 주말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미국에서 자란 이들이니 그 모습이 얼마나 생경했겠는가. 수업이 끝난 뒤, 이곳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궁금했던 4명의 진행자들은 몇몇 학생들과 함께 수학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다. 주어진 문제는 극한값 구하기. 결과는 학원생들의 승! 4명의 진행자들은 안타깝게도 오답을 내놓았다.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이 하버드대 학생들도 쩔쩔매는 수준이라니……. 대치동 학원에 다니는 고등학생들이 평균 3분 이내에 푸는 수학 문제를 10분이나 씨름하고도 풀지 못했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19쪽
■ 가장 거대하고 치열한 중국의 공부전쟁
교실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에 놀란 4명의 진행자들은 교실 풍경에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교실 안의 학생 수가 무려 90명이 넘는데다 수많은 책의 탑들이 책상을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으면 교실이 비좁기 때문에 수업에 필요한 책들을 모두 책상 위에 꺼내놓은 채 공부하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면 책 더미에 가려져 머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교실 여건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우리는 층층이 쌓인 책탑에서 학생들의 뜨거운 학구열을 느낄 수 있었다. -36쪽
■ 표준에 집착하는 일본, ‘표준을 향한 공부’를 낳다
표준에서 탈락하는 것에 대한 일본인들의 강한 두려움은 ‘표준을 향한 공부’를 낳았고, 이에 적합한 방식으로 노트를 활용하면서 눈부신 필기 문화를 이루었다. 그리고 이 필기 문화는 일본의 ‘집착 문화’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유의 필기 문화를 이루어낸 일본.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일본의 필기 문화는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필기식 공부는 스스로 답을 찾지 않고 주어진 지식을 받아들이려고만 하는 수동적인 학습자세를 형성함으로써 일본인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억제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우리는 도쿄대에서 필기는 열심히 하면서도 수업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267쪽
■ 공부의 세계 최강자, 유대인의 공부법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도서관 예시바. 예시바에 들어선 순간 우리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모두 숨을 죽이고 조용히 책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분위기가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그곳은 마치 시장처럼 시끄러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상 위에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다른 사람과 치열하게 토론을 벌였다. 예시바는 질문을 매개로 한 토론과 논쟁의 공부를 중시하는 유대인의 교육문화를 집약해놓은 공간이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서로 치열하게 토론을 벌이는 학생들이 모르는 사이라는 점이었다. 학생들은 초면인데도 지속적으로 파트너를 바꿔가며 토론을 벌였고, 나이도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토론 주제에 대한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였다. -235쪽
■ 암송과 암기의 힘으로 IT시대를 이끄는 두뇌 강국 인도
인도가 암송과 암기의 공부를 심화시키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IIT(인도공과대학) 입성을 위한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12억 인도인들은 신분과 가난의 사슬을 단숨에 끊어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IIT 입성을 위해 피 튀기는 경쟁을 펼친다. 이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먼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악명이 높은 ‘JEE(공통입학시험)’를 통과해야 한다. JEE 시험은 수학・물리・화학 세 과목을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보는데, 이 과목들은 창의적인 능력보다는 암기력과 기억력을 요구한다. -251쪽
■ 대입시험에서 유일하게 철학 시험을 보는 나라, 프랑스
프랑스 대학시험인 바칼로레아를 보는 사람은 누구든 철학 시험을 봐야 한다. 그러다보니 프랑스의 고3 수험생들은 철학 시험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는데, 문제는 바칼로레아의 철학 시험은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에 나오는 문제들은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의 경계를 규정할 수 있는가?’,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락되는가?’와 같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어떤 텍스트를 일방적으로 외워서는 답할 수 없다. 따라서 철학 시험에 대비하려면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주제를 갖고 끊임없이 토론하며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한다. -271쪽
우리는 모두 공부를 통해 배우는 보통의 존재일 뿐!
모두가 꿈꾸는 즐거운 공부, 행복한 공부를 실천하는 법
<공부하는 인간>의 긴 여정을 통해 우리는 인류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얼마나 지독하게 공부전쟁을 벌여왔는지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다. 또한 각 문화권마다 인류 보편의 테마인 공부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목적이 다르며, 그 방식도 다르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특히 동양과 서양은 문제해결의 방식이나 지식, 진리를 대하는 관점의 차이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부에 몰두해왔으며, 각각의 방식은 문화권 내에서 경쟁력과 가치를 지닌다. 그렇다면 나라별 차이를 인정해 ‘좋은 공부 VS 나쁜 공부’의 공식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꿈꾸는 즐거운 공부, 행복한 공부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 나아가 미래에 추구해야 할 진정한 공부의 길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은 세계가 지향하고 주목하고 있는 ‘질문을 통한 협력과 소통의 공부’를 실천하고 있는 학교를 찾아가보았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미국 동부의 뉴햄프셔 주 엑시터 시에 위치한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그곳의 토론식 수업은 일명 ‘하크니스 테이블(Harkness Table)’이라고 불리는 큰 원형 탁자에서 이루어진다. 큰 원형 탁자에서 교사와 12명의 학생들이 둘러앉아 수업을 하는 방식은 테이블에 앉은 모든 사람이 상대의 얼굴을 보며 토론을 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의 질문과 의견, 아이디어가 동등하게 오가는 장점이 있다. 창의적인 수업방식 덕분에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평범한 학교에서 세계 최고의 명문이 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 옥스퍼드대는 질문을 통한 소통과 협력의 공부를 지향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그 예로 1:1 튜터링(tutoring) 수업, 즉 ‘개인교습’을 꼽을 수 있다. 개인교습은 옥스퍼드대의 특별한 수업방식으로, 교수가 1~2명의 학생을 집중적으로 개별 지도하는 수업이다. 옥스퍼드대의 교수들은 대개 한 주제를 공부하는 데 일생을 바친 전문가들이어서 개인교습 시간에 다루는 내용을 학생들이 폭넓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세 번째 대학은 MIT 미디어랩으로 이곳은 연구소인데도 건물 구조가 매우 개방적이다. 건물 중앙이 뻥 뚫려 있고 창문이 투명해 어느 층 어느 곳에서나 다른 연구실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외부인도 간단한 신분확인 절차만 거치면 연구실을 둘러볼 수 있고, 연구원들은 방문객들에게 자신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설명한다. 이곳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자유롭게 논의하고 토론하며 아이디어를 모으는 작업이다. 이 모두가 MIT 미디어랩이 ‘소통’을 공부의 핵심가치로 여기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여기 소개한 곳들이 꼭 미래 공부의 정답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다양한 방식의 배움과 교육 현장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와 가치는 무엇인지 한 번 더 고민해보기를 제안하는 것이다. 배움에 끝이 없듯, 공부에는 정답도, 왕도(王道)도 없다. 세상에는 늘 새로운 지식이 존재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생기는 새로운 의문을 풀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살아가는 보통의 존재일 뿐이다. <공부하는 인간>은 그 숙명의 길을 걸어가는 독자들의 발걸음에 작지만 유익한 좌표 역할을 할 것이다.
••• 저자 소개
정현모 프로듀서
| 주요 제작 작품 |
• KBS 스페셜 <앨런 가족 이야기> < 나의 아버지 My father> <미인> <서번트 신드롬> <뇌의 선물> 등
• 문화의 질주 10부작 시리즈 기획 연출
• 세계 탐구 대기획 유대인 2부작 (‘유대인의 공부’로 책 출간)
• KBS 스페셜 / 추적 60분 / 환경스페셜 등 각종 다큐멘터리 분야 연출
남진현 프로듀서
| 주요 제작 작품 |
• 2011년 KBS 신년기획 2부작 <블루 이코노미>
• 미국 농부 조엘의 혁명
• 소비자 고발 <매트리스의 공포> 등
• KBS 스페셜 / 다큐3일 / 소비자고발 등 각종 다큐멘터리 분야 연출
••• 차례
| Prologue | 호모 아카데미쿠스, 그 시작
■ Part 01 ■ 세계는 지금 치열한 공부전쟁 중
공부의, 공부에 의한, 공부를 위한 대한민국
하버드생도 풀지 못한 대치동 학원 수학 문제 | 한국 엄마들과의 특별한 만남
1.5평 안의 공부전쟁 | 공부전쟁은 계속된다
가장 거대하고 치열한 중국의 공부전쟁
혼과 열정을 다해 공부하는 장원 마을 아이들 | 한문신의 까오카오 재도전기
중국 수재들의 형설지공 공부전쟁 | 공부전쟁의 어두운 그늘
일본 열도, 공부 열기에 뜨겁게 달아오르다
반자이, 반자이, 반자이! 도쿄대
대입시험만큼 치열한 유치원, 초등학교 입시전쟁
일본의 거센 사교육 열풍 | 에마가 점령한 다자이후텐만구
공부에 사활을 건 ‘달리는’ 코끼리, 인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JEE | 불타오르는 인도 학원의 메카, 코타
IIT 지망생 아미트 칸의 공부전쟁 | 달리트 소녀 모니카의 공부전쟁
국경 없는 공부전쟁은 계속된다
세계는 365일 공부전쟁 중 | 수메르 시대에도 공부전쟁은 치열했다
■ Part 02 ■ 동양인은 왜, 죽도록 공부하는가?
가족·사회·국가를 위해 공부하는 동양 사람들
개인보다 집단, 독립성보다 관계성
‘IQ’보다 학업성취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동기’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동양인 VS 서양인, 노력의 정도
못하는 것에 ‘더’ 집중한다
자녀에게 당근을 주는 서양인, 채찍을 쓰는 동양인
서울대생 실험을 통해 알아본 동·서양의 동기부여 방식
동양인이 공부를 ‘열심히, 잘하게’ 만드는 원동력, 부정적인 피드백
평균에 대한 강한 열망
튀는 것을 좋아하는 서양인, 무난한 것을 좋아하는 동양인
남들에게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의 선물, 동양인의 학습욕구
가난과 계급의 탈출구, 공부
과거제도, 공부를 신분 상승의 도구로 전락시키다
■ Part 03■ 공부의 세계 최강자, 유대인
유대인의 놀라운 성취의 비결, 교육에 대한 열정
공부하는 종교, 유대교
유대인들의 유일한 생존전략, 공부
2,000년 유대인 박해의 시작점, 마사다
공부는 유대인들의 유일무이한 생존전략이었다
박해의 선물, 유대인의 교육열
유대인 공부의 힘, 가족주의 문화
릴리의 가정을 통해 알아본 유대인 공부의 원동력
부모가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
가족주의 문화를 심화시키는 유대인 문화, 안식일
병역 의무가 만든 이스라엘의 창의적 교육
남녀 모두 병역 의무가 있는 나라, 이스라엘
■ Part 04■ 인류 문명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문화 코드, 공부
아프리카에도 치열한 공부전쟁이 있었다
공부가 문화적 자산이라는 증거, 아프리카의 검은 유대인
세계에서 가장 시끄럽게 공부하는 민족, 유대인
질문을 통한 토론과 논쟁으로 이어지는 수업
떠들며 기도하는 종교, 유대교
토론과 논쟁거리를 제공하는 책, 《탈무드》
유대인의 토론과 논쟁의 교육장, 예시바
암송과 암기의 힘으로 IT 시대를 이끄는 두뇌 강국, 인도
12억 인도인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암송과 암기의 공부
암송과 암기의 공부를 심화시키는 주관식 시험과 IIT 입시 경쟁
표준(standard)에 집착하는 일본, ‘표준을 향한 공부’를 낳다
일본인의 가장 효과적인 학습도구, 노트
필기 문화를 심화시키는 ‘집착 문화
대입시험에서 유일하게 철학 시험을 보는 나라, 프랑스
프랑스, 철학에 빠지다
‘교류의 공부’의 화수분, 살롱 문화
■ Part 05■ 암기하는 동양, 질문하는 서양
왜, 동양은 듣고 서양은 묻고 표현하는가?
동양의 조용한 교실, 서양의 시끄러운 교실
지식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이 동·서양의 공부 패턴을 낳다
마음 안에서 진리를 찾는 동양, 토론 속에서 진리를 찾는 서양
‘되는 것’을 지향하는 동양, ‘보는 것’을 지향하는 서양
동・서양이 서로 다르게 공부하는 이유, 문제해결 방식의 차이
타협하는 동양, 논쟁하는 서양
‘조화’를 중시하는 동양,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서양
타협하는 동양이 낳은 암기의 공부, 논쟁하는 서양이 낳은 질문의 공부
‘암기의 공부’의 경쟁력, ‘질문의 공부’의 경쟁력
■ Part 06■ 교류와 협력의 공부가 미래의 공부다
하버드대가 뽑은 최고의 기숙사 학교,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특별한 공부 비법, 하크니스 테이블
공부는 ‘지식을 나누는 것’이다
성적보다 면접을 중시하는 옥스퍼드대학교
옥스퍼드대학교의 특별한 공부법, 1:1 튜터링 수업
거대한 지적 교류의 장, 옥스퍼드유니언
사고를 확장시키는 교류와 협력의 공부
꿈의 연구소, MIT 미디어랩의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공부
학문 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상상력의 천국, MIT 미디어랩
표현하는 것만이 나의 지식이다
소통, 협력의 공부에서 미래를 찾다
| Epilogue | 공부에 ‘끝’은 없다!
공부하는 인간 [출처] 공부하는 인간|작성자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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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 주소 좀 알려주세요. 나도 고민 상담 편지 좀 보내게요."
짧은 설 연휴의 시작을 앞둔 금요일 오후였던가. 침대에 누워 책 한 권을 꺼내들었다. 읽고 싶었던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신작. 그런데 그동안의 히가시노 게이고 스타일과는 많이 다르다고 했던 책, 일단 만만치 않은 두께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절반도 채 읽지 않았던 시점에서 나는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었다. "나미야 잡화점 주소 좀 알려주세요. 나도 고민 상담 편지 좀 보내게요." 인생의 지도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내가 보낸 편지에도 답장을 해줄건가요?
그리고 4시간 동안 꼬박 같은 자리에서 한 번도 엉덩이를 떼지 않고 책을 읽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원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는, 도저히 중간에 멈출 수 없었다던 옮긴이 양윤옥씨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였다. 맞다. 그동안의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보여주었던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다. 미스터리한 어떤 '사건'을 다루기는 하지만 살인 사건도, 사건을 해결하는 민완형사도 없다. 제목에 들어있는 '기적'이라는 단어가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와 어울리는 말이던가, '기적'이라는 단어의 뉘앙스 때문에 내용 마저 오글거리면 어쩌나 하는 우려는 잊혀진지 오래였다. 범인을 밝히기 위한 추리보다 책 전반에 걸쳐 묘하게 꼬여 있는 인물들과 사건들 속에서 마치 퍼즐을 맞춰가듯 하나로 연결되는 '관계'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과장이 아니고, 책장을 덮을 때까지 묘하게 훈훈해지는 감동의 맛이 있었다.
얼떨결에 고민 상담 편지를 보게 된 세 사람은 우편함으로 날아든 고민 상담 편지가 과거에서 날아온 것이라는 사실에 당혹스러워 하지만, 이내 편지 내용에 이끌려 답장을 해주기 시작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시간은 외부와 시간과 다르게 흐르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제 앞가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미숙한 세 명의 청년 백수가 사람들이 보내는 고민 상담 편지에 답장을 해준다는 사실이 더 놀랍지 않은가. 이렇게까지 이야기해도 되나 싶을만큼 제대로 '돌직구' 스타일의 답장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아니, 몇 마디만 써 보내도 그쪽은 느낌이 크게 다를 거야. 내 얘기를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주 있었잖아? 이 사람도 자기 얘기를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거야. 별로 대단한 충고는 못해주더라도, 당신이 힘들어한다는 건 충분히 알겠다. 어떻든 열심히 살아달라, 그런 대답만 해줘도 틀림없이 조금쯤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_31~32p.
책은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마다 애틋하고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시공을 초월한 고민상담 편지를 주고 받는다는 판타지적 설정도 흥미롭기는 하나 사람들 간의 다양한 사연들이 묘하게 얽혀 있다는 구성에서 주는 재미가 더하다. 뚜렷한 삶의 계획도 없이 우울한 날들을 겨우 살아내고 있는 아쓰야, 고헤이, 쇼타는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고민 상담 편지에 답장을 해주면서 고민을 털어놓았던 사람들의 앞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일을 내 일처럼 여기고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30여년 전,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 유지'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_167p.
"인간의 마음 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_159p.
나미야 유지에겐 상담에 대한 많은 지식도, 노련한 상담 스킬도 없었다. 평생을 잡화점 주인으로 살아온 그에게 사람들이 장난처럼 고민상담을 시작했고 누군가가 꽤 진지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나미야 유지는 진심으로 함께 고민해주었고 조언을 건네주었다. 혼자 끙끙 앓는다고 해서 결코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들, 더 넓은 혜안이 필요한 고민들, 가끔은 내가 내린 답이 맞는지 누군가에게 확인하고 싶은 고민들. 그 고민들은 나미야 유지의 편지를 통해 때로는 약으로, 때로는 위로로, 때로는 따끔한 일침이 되어 돌아왔다. 어쩌면 히가시노 게이고가 삭막한 이 세상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판타지적 공간을 빌어 독자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진심으로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줄 줄 알았던 그 따스한 마음에 대한 것 아니었을까. '나미야 잡화점'으로부터 위로를 받았던 이들의 기막힌 우연은 직접 읽으면서 확인할 것. 히가시노 게이고가 자랑하는 치밀한 이야기 구성 속에서 노닐다보면 어느샌가 생각지도 못했던 감동에 슬며시 미소짓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이 사람이 감사하는 대상은 바로 우리야. 우리한테 고맙다고 편지를 보내준 거야. 우리 같은 놈들한테, 쭉정이 백수인 우리한테..."_444p.
지금 선택한 길이 올바른 것인지 누군가에게 간절히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고민이 깊어지면 그런 내 얘기를 그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울 것 같다. 어딘가에 정말로 나미야 잡화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밤새 써 보낼 고민 편지가 있는데, 라고 헛된 상상을 하면서 혼자 웃었다. 어쩌면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이 너무도 귀하고 그리워서 불현듯 흘리는 눈물 한 방울에 비로소 눈앞이 환히 트이는 것인지도 모른다._454p.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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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손이
2013/02/19 10:00
백수 청년들에게 공감이 되는데요..아마도 사춘기 뇌를 가지고 있을 듯 하고^^
우울한 자신의 모습을 그 편지들을 통해서 들여다 봤을 거 같아요.
아프고 슬픈 사람이 나만 있는 건 아니구나..했을지도 모르고.
그 편지가 저기 밑에 영화 리뷰 써 놓으신 것 처럼..그들에게 고양이 역할을 한 거 같기도 하구요.
편지를 써 주다가 감정선이 열렸을 거 같기도 하고.
흠, 이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멋쟁이 환유
2013/02/19 10:53
맞아요.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구나, 라는 것.
많이 배우고 경험이 많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저자는 세 명의 백수 청년을 통해 독자에게 얘기하고 싶었던 거지요. ^^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어서 추천 왕창 하고 싶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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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와 시원이가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는 표지 사진을 보고 있자니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뜨거웠던 여름날의 추억이 훅 하고 밀려온다. 그래봐야 작년 여름. 그 시간들을 '추억'이라 부르기엔 좀 가벼운 맛이 있기도 하다. 화려했던 1997년, 그 시절의 '추억'에 비하면 말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를 동명의 소설 <응답하라 1997>로 다시 만났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본 드라마나 영화를 소설로 다시 접하는 경우는 드물다. 너무 재미있게 혹은 너무 감동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봤기 때문에 소설로 다시 만나려는 것인데 실망하게 된 적이 적잖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면서 드라마나 영화로 각색을 하는 경우가 많기도 했고,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기대했건만 단순 상황 나열, 대사 나열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도 했고. 소설 <응답하라 1997> 역시 그런 우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작년, 뜨거웠던 여름을 더 뜨겁게 해주었던 이 드라마에 대해 좋았던 기억에 혹여라도 흠집이 날까 하는 우려를 잔뜩 안고 일단은 페이지를 넘겼다.
2012년 6월. 서른 둘이 된 부산 광안고 38회 동창생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어느 호프집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희한하게도 텍스트를 읽고 있는데 머리 속으로는 익숙한 영상이 지나간다. 정말 간만에 다 모인 친구들과 투닥투닥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다보니 어느새 1997년 화려했던 열여덟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나 역시도 시원이와 윤제와 준희와 학찬이와 유정이와 성재가 함께 있던 1997년 부산 광안고의 교실로 돌아간 듯 했다. 드라마에서 그랬던 것 처럼 동창회가 벌어지는 2012년 현재와 1997년의 학창시절이 교차로 펼쳐지는데, 소설에서는 현재 벌어지는 '동창회' 장면을 #1는 시원, #2는 태웅, #3은 윤제, #4와 #5는 준희, #6은 시원의 시각에서 그려냈다. 이제는 동창회에서 결혼을 발표하는 한 커플이 누구인지도, 시원이 끼고 있는 반지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넘겨보고 있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쫄깃한 궁금증은 여전하다.
둘도 없는 소꿉친구로 자란 시원과 윤제. 허물없이 자라던 두 사람의 관계는 윤제가 시원을 향해 소꿉친구 이상의 감정을 갖기 시작한 때 부터이다. 남자가 되어버린 소년이 아직 덜 자란 천방지축 소녀를 향해 갖게 된 첫사랑과 짝사랑의 애틋함. 게다가 사고로 부모를 잃은 윤제가 세상에서 의지할 수 있는 가장 든든하고 멋진 형 태웅마저 시원을 좋아한다. 삼각관계도 너무 잔인한 삼각관계다. 아니다. 아직 덜 자란 천방지축 소녀는 윤제, 태웅 형제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모르고 H.O.T 토니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계속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애매한 사각관계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응답하라 1997'이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전국적인 '응칠 열풍'을 일으켰던 데에는 별밤 공개방송, 스타다큐, 가요톱10, 게스, 삐삐, 접속, 콜라텍, PCS, 천리안 등 리얼한 90년대를 재현해 내기 위한 디테일한 아이템들이 그 시절의 추억을 제대로 소환해냈고, 아마도 작가가 '빠순이'가 아니었을까 의심을 하게 할만큼 디테일한 아이돌 팬덤문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려냈다는 것이 한 몫 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만나는 추억 소환 아이템들을 하나씩 만나다 보니 어느새 나도 그 시절의 추억에 젖어 있었다.
유독 2012년은 '복고' 열풍이 일었고, 그 흐름도 7080에서 8090으로 옮겨왔다. 영화 '건축학 개론'이 신호탄이었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그 뒤를 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건축학 개론'보다 '응답하라 1997' 세대다. '키워주세요!' 라며 독특한 등장을 알렸던 H.O.T는 분명 그 전의 서태지와 아이들과는 또 다른 문화였고, H.O.T와 젝스키스라는 세기의 라이벌 간의 싸움을 보며 중, 고등학생 시절을 지나왔다. 물개박수를 치며 격한 공감의 반응을 보였던 그 시절의 문화에 대한 추억과 서툴고 투박하게 진심을 전하려 했었던 그 시절 짝사랑에 대한 추억과 의리로 뭉쳤던 그 시절의 우정에 대한 기억은 고스란히 내 안에 남아 있다. 언제든 그 시절이 그리워지면 다시 책장에 꽂아둔 소설 <응답하라 1997>를 펼쳐봐야지.
누군가의 비밀이란 건 다른 사람이 미처 알지 못하는 사실들을 말한다. 단순히 숨기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알고 있던 것들이 진짜가 아니라 거짓일 때, 비밀은 더 강력해진다.
사람의 마음은 깊이를 알 수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법이다._75p.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말했다.
'세상 만물은 늘 변화하며 고정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같은 강에 두 번 몸을 담글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의 시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이렇게 말했다.
'사물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변하는 것이다.'
열여덟.
그들은 성장하고 있었고, 그리하여 서로 달라지고 있었으며, 그렇게 달라지는 서로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또 다른 성장통 앞에 직면해 있었다._79p.
10대가 질풍노도의 시기인 건, 아직 세상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말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답을 찾아 이리 쿵 저리 쿵 숱한 시행착오만을 반복하다가 마지막 순간, 기적적으로 정답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성인이 되어 크고 작은 이별을 하게 된다.
1999년의 겨울, 세상은 온통 작은 이별투성이였다._2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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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시네마톡으로 미셀 오슬로 감독의 <밤의 이야기>를 만나고 왔다고 트위터에서, 페북에서 이야기를 하니 감독의 전작 '프린스 앤 프린세스'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번 영화도 그렇냐는 기대감들로 가득. 전작도 본 나로서는 훨씬 더 감동적이고 훨씬 더 환상적인 영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영화 <밤의 이야기>는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애니메이션, 덧붙이자면 이 이야기들은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다. 얼굴 표정을 통해서 많이 드러나는 인물의 심정은 말투와 목소리, 기껏해야 몸으로 표현하는 동작들로 나타나지만 감정이 전달되어 오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화면 속으로 집중하게 하는 힘도 있고. 시네마톡에서 어느 관객이 감상평을 말하며 인물들은 실루엣으로 표현하고, 오히려 배경은 화려한 색채로 디테일하게 표현했다고 짚어주기도 했다. 확실히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매일 밤. 작은 극장에 소년과 소녀, 중년의 남자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들이 누구인지, 왜 이 곳에 모여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시공간을 초월하며 환상적인 동화를 만들어 가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중세시대의 늑대인간, 티벳의 아름다운 연인, 아즈텍의 괴물과 상상의 세계로 이어지는 동굴, 마법의 탐탐보이 소년 이야기, 마법사의 저주로 사슴으로 변한 공주의 이야기 등을 만들며 자신들만의 동화세계를 꾸며나간다. 현실의 인물도, 전설 속의 인물도 등장하는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여섯 가지 이야기들은 낯설지만 어느새 소년과 소녀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처럼, 관객들에게도 행복한 시간을 선물한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도 여섯 개로 쪼개지는 옴니버스 형식의 구성과 상대적으로 빈약한 스토리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며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추고 있는 요즘 애니메이션에 적응이 된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올 지 모르겠다. 그래도 빛과 어둠, 낭만적인 이야기, 감탄을 절로 내지르게 만드는 황홀한 색채, 그에 걸맞는 웅장한 음악으로 채워진 <밤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작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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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굿 데이 투 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즐겼으면 절반은 성공한 셈 아닌가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2013/02/13 07:00 | posted by 멋쟁이 환유"니들 다 죽었어!!"
<다이하드 : 굿 데이 투 다이>가 혹평까진 아니어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기대했던 존 맥클레인 스타일의 유머 감각이 이번에는 그 기대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 아닐까. 노쇠해진 존 맥클레인을 한 번 더 우려먹으면서 패기만 넘쳤지 아직은 덜 여문 아들 잭 맥클레인을 함께 투톱으로 내세운 부자관계 회복 프로젝트는 적은 적대로 물리치고 아들과의 관계도 회복한 일 타 이 피의 꽤 괜찮은 성적을 올린 건 확실하다. 그러나 탄탄하지 못했던 스토리가 관객 동원 부분에선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초반부터 듣도 보도 못한 카 체이싱을 보고 있자니 입이 떡 벌어진다. 딱 봐도 튼튼하게(심지어 무식하게) 생긴 트럭과 장갑차가 온 거리의 차들을 박살을 내며 달려간다. 이봐요, 이거 '차차차'의 실사판 입니까, 라고 외치고 싶을 때쯤 한 술 더 떠 존의 차는 트레일러 위를 타고 달린다. 헬리콥터의 활약(!) 역시 볼 만 하다.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갔겠구나 싶을 만큼 다 쏟아붓는 액션은 내가 '다이하드' 시리즈를 보고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눈요깃거리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책임진다. 오락 영화가 그렇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판 신나게 즐기면 그걸로 절반 이상은 성공한 셈 아닌가. 확고한 팬층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시리즈물이 갖는 매력이라면, 그만큼 진화하지 못하는 스토리와 캐릭터는 시리즈물이 안고 갈 수밖에 없는 한계 아닐까. 그러므로 생각만큼, 소문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영화에 대한 총평.
사족1. 호텔 연회장에서 공격을 당한 맥클레인 부자가 바(bar) 뒤에 숨어 있다가 동시에 총질을 시작한다. 그 찰나의 눈빛 교환, 난 그 장면 참 마음에 들더라.
사족2. 잭, 돌아가면 아버지 휴대폰 다시 하나 장만해 드려라. 2년 약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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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
2013/02/13 16:14
액션 영화는 별 생각없이 보는 재미가 있지요.
전 오히려 최근에 나온 본레가시 보다가...응? 끝이야? 하고 당황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다이하드 전 시리즈는..
극장에서 콜라와 팝콘을 너무나도 많이 먹고 결국엔 중간에 화장실을 가고 말았던 슬픈 이야기가.
화장실 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가 민망해서 뒤에 앉아서 봤지요.
그 이후로 절대 극장에서 콜라를 안 마셔요 ㅠㅠ-
환유
2013/02/14 09:34
맞아요. 작년에 본 '본 레거시'는 정말.. 그냥 멍때리며 보다 나왔어요. 그러고보니 리뷰도 안 썼네요. 극장에서 한 번 화장실 때문에 고생하고나면 정말 다음 번 부터는 신경 엄청 쓰이는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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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베카
2013/02/13 18:03
우와. 저도 지난 월요일에 4DX로 보고 왔는데 볼만하더라구요.
대신 이제 4DX는 좀 자제해야할듯.ㅋㅋㅋㅋㅋㅋ
보는 내내 스트레스가...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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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유
2013/02/14 09:32
하하. 저 잭 리처를 4DX로 보면서도 적응 안되서 킥킥 웃었는데..
다이하드를 4DX로 보셨다니.. 등짝을 쿡쿡 눌러대고, 엉덩이 찔러대고 장난 아니었겠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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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서는 '천지도'로 바꿔 쓰였지만,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동학의 이념과 갑오개혁, 임오군란 등으로 격변했던 근대라는 시기적 상황을 이야기의 배경으로 끌고 온 작가는 그 위에 '이야기꾼'이라는 소재를 얹었다. '이야기꾼에 대한 이야기'라 했으면서도 소설은 좀체 그 이야기꾼을 밖으로 꺼내놓지 않는다. '애고, 복도 없고 가련한 이내 팔자'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여인, '연옥'을 통해 '이야기꾼' 이신통의 행적이 서서히 드러나는 모양새다. 시골 양반과 기생 첩 사이의 서녀로 태어난 연옥은 나이 열여섯에 시골 부자의 후처로 들어가지만, 마음 속에는 서얼의 서자로 태어나 신분의 벽에 부딪히며 살아가야 했던 이신통에 대한 연정을 품고 산다. 시집을 갔다가 삼년 만에 파경을 선언하고 친정으로 돌아와 우연히 잊고 지낸 신통을 다시 만나게 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다시 신통이 그녀의 곁을 떠나기까지의 과정이 한 순간도 주춤거림 없이 전개된다. 신통을 다시 떠나게 만든 건, 천지도에 대한 나라의 탄압과 각지에서 일어나는 민란을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신념.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신통에게서 소식이 없자 연옥은 더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그를 직접 찾아 나선다. 그 여정에서 이신통의 과거 지인들과 가족들을 만나게 된 연옥은 비로소 그의 삶과 사랑, 천지도 입도를 통해 그가 품게 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토호와 관리들에게 핍박을 당하던 백성들이 분을 참지 못해 일어섰는데, 아무리 말려도 들어야지. 사실 때가 아니었다네. 과실이 다 익어서 꼭지가 떨어질 만한 때가 있는 법인데. 그러나 다들 싸우겠다는데 망해두 함께해야 되잖은가._84~85p.
어찌 그와 함께 살았던 날을 하루씩 쪼개어 낱낱이 이야기할 수 있으랴. 나중에 그가 곁에 없게 되었을 때, 가뭄의 고로쇠나무가 제 몸에 담았던 물기를 한 방울씩 내어 저 먼 가지의 끝의 작은 잎새까지 적시는 것처럼, 기억을 아끼면서 오래도록 돌이키게 될 줄을 그때는 모르고 있었다._88p.
불승들처럼 단칼에 마음의 집착을 휙 베어낼 수야 없겠지만, 내 몸이 먼저 떠나면 마음은 타래에서 풀린 실처럼 서서히 따라오다가 모르는 결에 어디선가 툭 끊어져 나가게 될 것 같았다. 혹시 누가 알까, 그이가 끊어진 실의 끄트머리를 잡고 내가 간 길을 되짚어 돌아오게 될지. 그이에게 역겨움을 주기보다는 내 빈자리를 그의 곁에 남겨 두고 싶었다._450p.
여울물 소리는 속삭이고 이야기하며 울고 흐느끼다 또는 외치고 깔깔대고 자지러졌다가 다시 어디선가는 나직하게 노래하면서 흐르고 또 흘러갔다._4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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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로 몸이 움츠러 들고 바닥을 치는 자존감 때문에 마음마저 움츠러 들었을 때, 이 영화를 만난 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평일 낮 시간을 비워 찾아간 작은 극장은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는데, 그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꽤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이게 벌써 언제냐. 1월인데).
한 두 마리, 아니 꽤 많은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요코는 매일 고양이 몇 마리를 수레에 싣고 나가 사람들에게 외친다.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하하. 고양이를 빌려준다니, 왜? 외로운 사람들에겐 고양이가 제격이라며 '렌탈~ 네꼬!' 라며 외치는 또랑또랑한 그녀의 목소리는 누군가의 마음에 닿고 기어코 그 마음들을 흔들어 놓는다. 죽을 날이 머지 않은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기러기 아저씨, 사람들이 찾지 않는 텅 빈 렌터카 사무실을 지키는 아가씨가 그녀의 고객이 된다. 고양이를 빌려주는 데도 그녀는 나름 까다로운 조건도 내세운다. 고양이와 함께 살기에 괜찮은 환경인지 가정방문(!)을 하겠다는 꽤나 적극적인 요구다.
일면식도 없는 관계, 아주 잠깐이긴 하지만 사요코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마음에 생긴 외로움의 구멍을 들여다 보았고, 그들의 품에 안겨준 고양이들이 그 외로움의 구멍을 메워줄거라 믿는다. 신기하게도 할머니의 푸딩 구멍이, 아저씨의 양말 구멍이, 아가씨의 도넛 구멍이 메워져 나간다. 그렇게 고양이를 빌려주면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생긴 구멍을 메워주던 사요코는 중학교 동창 요시자와를 만나며 그제야 자신의 마음 속에 생겼던 구멍을 들여다보게 된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빈자리는 그녀의 마음에 꽤나 큰 구멍을 만들어냈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생긴 구멍을 메워주는 것으로 자신의 구멍도 채워질 줄 알았던 것인지도.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를 띄면서도 조금씩 변형을 가해가는 스타일도 여전하고, 그녀만의 돋보적인 슬로 라이프를 또 한 번 스크린으로 옮겨 놓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는 꽤나 따뜻한 영화였다. 현실성은 조금 떨어져 보이는 사요코의 삶이긴 했지만 그녀의 소소한 일상은 영화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크기의 깊이와 감동으로 전해주었다. 사요코는 외로움으로 생긴 마음의 구멍을 채워주는데는 고양이가 제격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내 마음의 구멍을 들여다 보는 게 더 먼저이진 않을까. 어쩌면 나처럼 애써 마음의 구멍 자체를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던치는 '일침'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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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여섯 살 정도의 지능에 머문 아빠 용구(류승룡)에겐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딸 예승(갈소원)이가 있다. 예승이가 갖고 싶어하던 노란색 세일러문 가방 때문에 아동 성폭행, 살인에 연루된 용구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7번 방에 수감된 용구는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같은 방의 수감자들에게도 집단 폭행을 당하지만, 용구에게 지금 이순간 가장 힘든 건 억울한 누명도, 집단으로 가해지는 린치도 아니다. 사랑하는 딸 예승이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괴로워 하던 용구는 어느 날 우연히 7번 방장 양호(오달수)의 목숨을 살려주고, 양호는 고마움의 표시로 용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용구의 소원은 예승이를 만나게 해달라는 것. 7번 방의 수감자들은 예승이를 7번 방에 데려오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감방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부녀 재회 프로젝트는 정확하게 계산된 지점에서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오달수, 김정태, 정만식, 박원상, 김기천은 각각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수감자로 분했다. 다들 한 가닥 한다는 '씬 스틸러' 수감자 삼촌들이 상투적이긴 하지만 확실한 웃음을 책임지고 있을 때, 여섯 살 지능을 가진 '딸바보' 용구 역의 배우 류승룡은 또 한 번 '천의 얼굴 류승룡'의 모습을 보여주며 원톱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정말이지 이 남자의 매력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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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
2013/02/10 10:12
이런 영화의 결말은 새드로 끝나버림 절대 안된단 말이죠;ㅁ;
그나저나...박신혜 양도 나오나요?
이 영화 이야기 나올 땐 신혜양 얘기도 나오더라구요.
이것은 뭐여. 화보여?
영화는 남북한 이념 대립이라는 정치적 색채를 꺼내들기보다는 첩보원의 삶을 사는 개인에게 초점을 둔다. 초반부터 너무 많은 설정과 빠른 전개를 보여주며 욕심을 부리던 영화는 표종성이라는 개인의 신념이 흔들리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이 이어지며 비로소 인물들 간의 관계에, 신념이 흔들리며 겪는 개개인의 '고독'과 '욕망'에 집중한다. 극을 책임지고 나가는 표종성이 갖는 무게감은 그가 선택한 첩보원의 삶에 대한 신념만큼이나 무겁고 우직하다. 그가 온 몸을 펼쳐보이는 사투는 관객에게 쾌감을 준다기 보다 서럽고 고독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떠올려보면 굉장히 압권인 장면들이 많다. 주먹 몇 방에 쉽게 나가 떨어지는 엑스트라도 없거니와 고도로 훈련받은 요원들이 벌이는 액션은 손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류승완 표 액션도, 멜로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어쩐지 어수선했던 초반의 이야기 전개는 나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거듭 힘주어 말하지만, 이 영화 꽤 '잘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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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를 능가하는 스릴, 안타까운 사랑의 영화 [베를린]
Tracked from 유머나라 2013/02/09 13:24정말 대박 감동. 헐리우드 첩보물 [본 시리즈]를 훨씬 능가하는 스릴과 서스펜스, 완벽한 액션과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안타까운 사랑의 영화 [베를린]. 냉전시대 베를린 길거리의 10명 중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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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라더
2013/02/09 16:07
영화 전체적으로 불만이 없었습니다.
아마 이 영화에 실망하는 분은 대체로 두 가지 이유일 겁니다.
배우와 제목이 주는 느낌에서 뭔가 '묵직한 스릴러/느와르'를 기대했거나
모방물을 싫어하거나..
저는 처음부터 '류승완'이란 감독의 성향이 철저한 '오락영화'를 추구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류승완 감독이 자기 식대로 모방하는 걸 즐기는 감독이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체로 다 만족했어요.
입춘대길.
말고.
입춘대설.
서울에 폭설이 내린지 얼마나 지났다고 다시 눈발이 날립니다. 며칠 날이 좀 따뜻해서 봄이 온 줄 착각했더랬지요. 조금은 가볍게 챙겨 입고 나섰는데, 왠걸요. 봄 생각 잔뜩 하니 겨울이 늦게 시샘하나 봅니다. 이렇게 많은 눈을 뿌리고 있는 걸 보면요. 사실 저는 겨울을 더 좋아하긴 합니다. 무거운 옷들 때문에 행동이 굼뜨긴 하지만, 사실 이불 속에 들어가 책 읽기에는 겨울 만한 계절이 있나 싶거든요. 안 그래도 뭔가 더 분주하고 짧게 느껴지는 2월도 따끈한 신작들과 함께 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이거다!' 싶은 책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아 고르는데 고민을 좀 했더랬습니다. 아무튼 저는 어김없이 다섯 권을 골라봤습니다.
책 줄거리를 보아하니 일단 구미가 확 당깁니다. 이 책이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라이프 보트 사건' 실화를 <정의란 무엇인가> 책에서 봤던 기억도 나고요. 인간의 본능과 정의를 파헤친 소설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극한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 본성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도덕적 딜레마를 소설로 풀어냈다는 것도 궁금하고요. 도덕적 딜레마와 관련된 소설은 지난 번 신간 평가단 활동으로 만났던 <디너>도 있지요. <디너>에서는 나름 열린 결말이고요. '라이프 보트 사건'의 결말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긴 하지만, 대중 소설이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분명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2월 신간 추천 페이퍼에 싣는 책들 중에서 가장 큰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제가 작품을 꼭 챙겨보는 작가가 몇 있는데, 김애란 작가도 그렇습니다. 2013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거머쥔, 그것도 역대 최연소로 대상을 수상한 김애란 작가를 여전히 애정합니다. 여기 실린 '침묵의 미래'가 나중에 단행본으로 빛을 보려면 시간도 꽤 걸릴 거고요, 함께 수상한 편혜영, 천운영, 김이설 작가의 소설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 골라봅니다. 신간평가단 선정도서로 문학상 수상작 작품집이 선정된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요렇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의 책도 가끔은 껴 있어야 하지 않나..하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문학동네 카페에 연재될 때, 보고 싶은 유혹을 나름 참으며 기다려서인지 출간 소식이 반갑더군요. 인터넷 연재방식은 여전히 익숙치 않아요. 이 소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가족'이라는 소재와 접근 때문이었는데요. 역설적 의미인가 했는데, 작가님 왈, '해피 패밀리'라는 제목이 반드시 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건 아니라는 말도 하셨고요. 날카롭고 사실적인 시선들을 들여다보면서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골라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요즘엔 책 표지도 유심히 들여다 보게 되는데요. <끝까지 연기하라>는 책 표지만 봐도 살짝 섬뜩하군요. 누군가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는 남자의 마지막 경고 같은 책 제목이라.. 그래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골라봤는데요. 소개된 줄거리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살짝 감을 잡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영국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이면서 스티븐 킹 마저 두렵게 만든 작가라는 수식어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닐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에 과감하게 선택해 봅니다. 진짜 기발한 반전의 작가인지, 한 번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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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쓰지 못하는 건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봤다. 내 글에 대한 확신, 내 감상에 대한 확신. 그런 확신이 없어서인지 약속된 기간이 다 되어가고, 책상에는 여전히 문제의 책이 놓여 있는데도 첫 문장을 쓰지 못해 그 긴 시간을 쩔쩔매며 보냈다.
대구의 한 호텔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추적해 가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지금은 비록 퇴출 직전에 내몰렸지만 남다른 감각을 가진 수사관 김호는 사건을 파헤쳐가며 보통 사람보다 10배 이상의 지능을 가진 강화인간과 범국가적 조직 공생당이 사건의 배후에 있음을 알게 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또 한 축은 안준경이 담당한다. 강화인간에 대한 연쇄 테러에서 위험을 감지한 그는 살인범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죽은 이유진이 만들어낸 최면 세계인 인페르노 나인으로 내려간다. 준경은 인페르노에서 반란군의 지도자가 되어 혁명을 이끌게 되고 전장의 한복판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낸다.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대륙 인페르노를 파괴하지 않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선 '지옥의 설계도'가 필요하다. 소설은 현실 세계의 살인사건을 추적해가면서 최면으로 구현된 가상세계 인페르노 나인의 이야기가 함께 이어진다.
누군가 내게 판타지 소설 좋아하시느냐고 물었을 때, 두루뭉술하게 미적지근한 대답을 했던 건 사실이다. 소설이 내게 이야기를 전개시키기 위해 필요한 상당량의 '정보'를 '전달' 하느라 애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읽는 나는 금세 피로해진다. 강화인간과 공생당에 대한 작가의 '안내'가 꼭 그러한 느낌이었다. 본격적으로 인페르노 나인의 세계를 펼쳐보이기도 전에! 게임의 세계를 소설 속으로 끌고 와 이야기 전개의 무궁무진함을 보여주려한 시도는 분명 새롭지만, 복잡하고 난해한 설정과 이야기 구조를 가진 텍스트는 독자에게 꽤 부담가는 소화력을 요구한다. 소설이 반드시 현실을 다루는 세태소설적 성격을 띠어야만 한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장르소설을 받아들이는 한계지점이라는 것이 내게는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거다. 그걸 '취향'이라는 단어로 포장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오죽하면 내가 게임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있었더라면 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야심차게 개발했다는 스토리텔링 저작도구인 '스토리 헬퍼'에 대한 관심이 컸고, 그것을 통해 이 작품 <지옥설계도>가 다른 이야기들과의 유사성이 꽤 낮음을 확인했다는 것 만으로도 책을 읽기 전부터 충분히 이야기의 독창성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가질 수 있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를 멀리서 바라보니 분명 쉽게 쓰여진 소설은 아니라는 점은 알겠지만, 가까이서 보면 머리가 지끈거렸다는 점은 분명히 해두어야 하겠다. 저자가 공들여 쓴 이야기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했던 궁극적인 '메시지'는 표면적으로만 와닿을 뿐, 그것을 '공감'하는데는 실패했다는 건 아쉽다. <지옥설계도> 는 어쩜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 미묘한, 어쩌면 훨씬 더 매력적인 소설일지도 모른다. 그걸 소화해내지 못하는 건 일개 독자의 유별난 취향일 수도 있다. 이게 '이 소설 쓰레기야'라며 던져버리지 못하는 진짜 이유이기도 하다. <영원한 제국>부터 읽고 다시 만나자. 어쩌면 내가 놓쳤던 많은 부분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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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환유
2013/02/09 01:19
하루님~ 반갑습니다.^^
1월에 쓰는 첫 도서리뷰였는데..
정신이 없었던 1월이기도 했지만... 이래저래 많이 난감했던 책으로 기억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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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베가 R3 개봉기에 대한 리뷰들을 통해서 몇 번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저는 지금 아이폰4s를 사용 중입니다. 800만화소인데요. 나름 800만화소에도 만족하고 있었는데, 베가 R3로 사진을 찍어보고 나니 이건 뭐, 말이 필요없을만큼 너무 멋진 사진들이 나오더군요. 제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아래에서 공개하겠습니다.
베가 R3는 그레이, 세피아, 아쿠아 [컬러효과]를 지원하고 있고요. [컬러 포인트]를 설정하면 누른 지점의 색상(터치) 혹은 원하는 색상(빨강, 초록, 파랑, 노랑)으로 포인트 효과가 적용된 사진을 촬영 할 수 있습니다.
컬러포인트 효과 적용. 左 : 적용 전 / 右 : 적용 후(빨강)
베스트 페이스 효과 적용. 연속으로 찍은 사진 5장 중에 원하는 얼굴로 변경
인스턴트 필름 모드 적용
아래는 베가 R3로 제가 직접 촬영해 본 사진들입니다.
사진들은 16:9 비율로 리사이징만 했습니다. 어떠신가요? 김중만 작가님이 베가 R3로 찍은 사진들을 가지고 전시회를 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베가 R3의 카메라 기능이 얼마나 좋길래 사진전까지 여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제가 직접 베가 R3를 가지고 찍어보니 진짜 좋더군요. 베가 R3와 거장이 만났으니 얼마나 좋은 사진들이 나왔을지 페이스북에 공개된 사진들 말고도 다른 사진들도 많이 궁금해졌습니다.
2012/12/26 - [생활의참견/밀착형리뷰] - [VEGA R3]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베가 R3와 함께 하는 김중만 사진전
제 주변 사람들에게서는 베스트 페이스 기능이 호평을 얻었는데요. 블로그에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실물 사진을 못 올리는 게 좀 아쉽긴 하네요. 예전에는 모두가 잘 나온 사진을 위해서 여러번 사진을 찍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제는 각자가 원하는 베스트 페이스를 골라 변경할 수 있다니 신기한가 봅니다. 매력을 끌기에 충분한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총 네 번에 걸쳐 베가 R3 개봉기와 사용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기능들이 많았습니다. 베가 R3는 어떤 특화된 기능들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본 포스팅은 VEGA 오피니언 기자단 활동으로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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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생각
2013/03/26 00:33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전하신거 같습니다.. 멋있고, 무게감 있고, 동감 200%인듯 한 느낌이 말입니다.
그리고 사진속 중간에 설렁탕...!!!안그래도 배 고파 죽갔습니다..ㅎㅎ
늦게남아 축하드리고요.. 앞으로 자주 들리고 싶네요...
[베가 R3] 눈의 피로 걱정 없는 최고수준의 밝고 선명한 화질, VEGA R3를 소개합니다
생활의참견/밀착형리뷰 | 2013/01/13 16:17 | posted by 멋쟁이 환유앞의 베가 R3 오픈기도 베가 R3의 CF와 함께 소개를 했었는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CF는 일명 '헤드뱅잉'입니다.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여자가 계속 헤드뱅잉을 하네요. 알고 보니 고개를 뒤로 젖힐 때마다 눈이 시린지 안약을 넣고 있군요. 이어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 나오네요. '얼레리- 꼴레리-' 맞습니다. 베가 R3는 오래봐도 눈이 편한 Natural IPS Pro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으니 열심히 헤드뱅잉 하며 안약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네요.
처음 만나는 화면인데 화질이 정말 선명합니다. 지금은 '제스처 모드' 잠금화면입니다
Flux 1.6에서는 텍스트 액션, 캔버스 톡, 미니 윈도우, 스케치패드, 베스트 페이스, Smart App Board 등의 기능들을 자랑하는데요. 미니 윈도우와 텍스트 액션을 살펴보겠습니다.
미니 윈도우 앱은 뮤직, 뮤직, DMB, 동영상, 노트패드, 전자사전, 스케치 6종의 앱을 지원하는데요. 미니 앱들은 좌측 창 전환버튼을 이용해 기본 앱과 자유자재로 변환이 가능합니다. 팝업 형태로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요. 최근에 사용한 애플리케이션 목록 하단(왼쪽 버튼)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미드를 보면서 모르는 자막을 클릭하면 미니사전이 팝업으로 떠서 해당 단어의 뜻을 보여줍니다. 트위터도 하고 싶고 DMB도 하고 싶고. 이제는 미니 윈도우 앱이 있으니까 한 번에 다 가능합니다. 트위터를 끼고 사는 저로서는 오호! 좋더군요..
제목 뒤에 #을 붙이면 저장된 음악을 검색해서 플레이까지!
검색하고 싶을 때는 뒤에 "?"를 붙이면 브라우저에서 검색도!
글씨만 쓰는 줄 알았는데 간단한 사칙연산도 가능!
텍스트 액션은 손글씨 쓰기를 베가 R3에 도입한 건데요. 필기 인식을 통해서 전화 걸기, 메시지 전송, 검색, 노트패드 저장이 가능합니다. 위에 캡쳐 화면을 보여드린 것 처럼, 독특한 기능들도 있습니다.
음악 재생도 가능한데요. 곡명이나 가수 이름을 입력하고 뒤에 "#"을 입력하면 하단에 '음표' 모양의 음악 아이콘이 생기죠. 터치하면 해당 곡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연결되고요.
인터넷 검색도 가능합니다. 글씨를 입력한 후에 아래에 있는 돋보기 모양의 검색 아이콘을 눌러도 되지만 뒤에 "?" 를 입력하면 검색 아이콘이 나오면서 검색 결과를 바로 보여줍니다. 검색엔진은 변경 가능하고요.
간단한 사칙 연산도 가능한데요. 입력모드를 숫자로 바꿔주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정도는 합니다. 곱셈부터 알아서 척척척 해주네요.
재미있는 기능이긴 한데, 펜이 따로 없어서 불편한 점도 분명 있어요. 그냥 자판을 입력하는 게 더 빠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생각보다 손글씨를 인식하는 건 뛰어나더군요.
다음 포스팅에선 베가 R3의 13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과 함께 카메라 기능도 마지막으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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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 배터리 커버를 열면!
배터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야기 해야 겠네요. 베가 CF 중에 또 기억에 남는 광고가 하나 있었죠. 핸드폰이 아직 충전이 안 되어서 콘센트에 꽂아놓은 채로 더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렸죠. 사람들은 대용량 배터리니까 충전 오래 걸리는 건 참아줘야죠, 라며 여전히 문워크를 하고 있지만 베가 R3를 사용하는 누군가는 고속충전을 끝내고 충전 케이블을 제거하지요. 아시다시피 베가 R3가 자랑하는 것 중의 하나가 대용량 배터리를 약 100분에 완충시키는 놀라운 고속 충전 기술입니다.
베가R3는 26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두 개 제공합니다. 베가 제품 라인업을 보니 베가 S5가 2100mAh 배터리 용량을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큰 용량의 배터리를 지원하고 있죠. 연속통화 약 877분, 연속대기 약 374시간이라고 하네요. 크게 향상된 배터리 용량이라 물론 넉넉하긴 하지만 멀티태스킹을 하다 보니 배터리 소모도 무시 못하겠더군요. 화면도 크다 보니 배터리 소모의 문제도 분명 있을 거고요.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함인지 베가 R3의 고속 충전속도는 가히 최고입니다. 진짜 빠르더군요. 타사 모델 대비 약 1.8배 빠른 충전이 가능한데요, 약 100분 정도면 완충입니다.
베가 R3 구성품을 열어보시면 폰 만큼이나 눈이 가는 게 2Pot 충전포트입니다. 이 듀얼포트를 이용해서 휴대폰과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하는 게 가능한데, 케이블은 하나 밖에 제공하지 않은 게 좀 아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듀얼포트로 아이폰과 베가R3를 동시에 충전시키고 있습니다.
충전을 하기도 하고요
요렇게 아래 부분을 꺼내면 거치대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분의 배터리를 충전시키면서 동시에 거치대 역할도 하는 충전기 자체의 디자인도 이 정도면 꽤 멋지단 생각이 듭니다. 이 거치대는 요즘 DMB나 동영상을 시청할 때 등 여러모로 잘 쓰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이것 저것 하는 일이 많다보니 배터리 소모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고속 충전기술은 진짜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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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최고의 대화면을 말하는 폰들에게' 라는 나레이션이 흐릅니다. '베가의 역습' 이라는 문구가 딱 들어오더군요. 베가 R3의 광고입니다. 문자를 보내려고 길거리에서 다리를 쭉쭉 들어올리는 사람은 없겠지만, 어쨌든 광고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 과장된 표현만큼이나 확실히 들어오더군요.
베가 R3가 대화면 폰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제가 직접 들어보기 전까지는 사실 잘 모르겠더라구요. 베가 R3를 만난 첫인상은 '크다!' 였습니다. 큰 화면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졌고, 한참 사용하다가 원래의 제 폰인 아이폰4S는 그저 장난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세로로 조금 더 길어진 아이폰5를 만졌을 때 느꼈던 '크다'도 베가 R3 앞에선 아무 것도 아니었던 거죠.
언젠가부터 폰을 작게 작게 만들더니, 요즘은 다시 폰들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생각 안 해보셨나요?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이 스마트폰 하나로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는 것은 물론, 메일도 확인하고, 동영상도 보고, 스케쥴 관리도 하고, 게임도 하고, 음악도 듣고 하지요. 주말이면 저는 컴퓨터를 켜지 않고 스마트폰 하나로 다 해결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루 종일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눈의 피로도 쉽게 옵니다. 미간을 찌푸리지 않으면 초점이 안 잡힐 정도로 눈이 아플 때가 있어요. 어떤 스마트폰이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이 피로하긴 할 거에요. 그래도 일단 베가 R3의 시원시원한 화면을 보면 상대적으로 눈이 덜 피로하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크기 : 144.7 x 74.3 x 9.95(B), 10.25(W) mm
무게 : 약 169g(Black 기준)
컬러 : Black / White
디스플레이 : 5.3
베가 R3는 Black 색상과 White 색상을 지원하는데요, 크기와 무게가 색상별로 차이가 좀 있네요. White 색상이 두께가 좀 더 크고, 무게도 더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뭔지는 저도 궁금하군요. 베가R3와 다른 스마트폰과의 크기 차이를 비교해보세요. 제가 아이폰 4S를 현재 사용 하고 있다고 했는데, 베가 R3를 사용하다가 아이폰4S를 들면 장난감 같다고 했던 게 이해 가시겠죠?
5.3형 대화면 이지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컴팩트한 사이즈이긴 합니다. 팬택의 제로 베젤 기술(Zero Bezel Tech)이 적용되었는데요. 얇은 베젤, 쉽게 말해 스마트폰 테두리가 거의 없어서 그런지 화면이 더 커 보인다는 장점과 대화면 폰 임에도 불구하고 한 손으로 잡는 것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손이 작은 편인 저로서는 구석에 있는 아이콘을 클릭할 때는 살짝 불편하기도 하더군요. 최적의 그립감을 가질 수 있던 데는 후면 전체를 라운드로 처리한 것과 재질을 다르게 한 것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상하좌우 베젤을 최소화하면서 소프트키를 탑재한 것도 차별점 이지요. 소프트키 사용이 저는 아직은 좀 어색합니다만, 화면을 더욱 넓게 쓰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선호할 만한 매력이죠.
베가R3에 내장되어 있는 'VEGA' 사용 설명서 앱 참고
깔끔한 외관의 흰색 박스
베가는 옆으로 등장하네요!
크...크죠?
▲ 전면 상단부
전면 상단부에는 수화부, 셀프 촬영을 위한 2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가 위치해 있습니다. 조도센서와 근접센서는 화이트 제품에서는 확연하게 드러나지만 제가 사용하고 있는 블랙 제품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아요. 윗 부분에는 스테레오 이어 마이크 연결단자와 과 지상파 DMB 수신 안테나가 있습니다.
▲ 후면부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1300만 화소 카메라와 LED 플래시, 멀티미디어 재생용 스피커 위치해 있습니다. 베가 R3의 자랑거리 중의 하나인 1300만 화소 카메라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하단부
소프트웨어 키를 탑재해서, 하단 부분에는 깔끔하게 베가 로고만 있습니다. 아래 부분에는 통화용 마이크, micro USB 포트만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주죠.
▲ 오른쪽, 왼쪽 버튼 사진
전원/잠금 버튼은 우측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직 아이폰을 쓰고 있는 저에겐 조금 어색하지만, 요즘 화면 크기가 4인치를 넘어가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요즘 전원/잠금 버튼을 모두 오른쪽으로 이동시켰죠. 다른 제품들보다 전원/잠금 버튼이 좀 더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데요. 왼쪽에는 볼륨 조절버튼. 전원/잠금 버튼과 똑같은 지점에 위치에 있습니다. 실제로 베가 R3를 손으로 들었을 때, 손가락 조작이 편리한 위치입니다.
그리고 볼륨 조절버튼 위쪽에는 작은 홈이 하나 있습니다. 이 홈은 어떤 용도일까요?! 다음 번 포스팅에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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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검은 뱀의 해. 계사년이라 하죠. 2012년에 멸망할 거라던 지구는 멀쩡히 잘 돌아가고 있고(물론 들여다 보면 삐그덕 대고 있는 거겠지만) 또 한 살 먹었고요. 올 것 같지 않던 연말이 후다닥 지나가 버렸고, 1월 하고도 벌써 6일째 입니다. 여름이 그렇게 덥더니, 겨울은 또 이렇게 춥네요. 이런 날씨엔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이불 속에서 뒹굴대며 하루 종일 책만 죽죽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12월에 출간된 신간 소설들 중에서도 제 눈길을 끌던 책들이 있어 골라봅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다섯 권씩 고를 거에요.
우타노 쇼고 작가는 이름은 좀 낯섭니다만,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책 제목은 저도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 책은 제목만 알고 정작 읽지 않았다는 게 문제지만, 이런 날씨에 뒹굴거리며 읽기엔 역시 미스터리 소설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했습니다. '정교한 밀실트릭과 허를 찌르는 반전을 무기로' 라는 출판사가 제공한 책 소개 문장에서 이미 마음이 끌려다지요. 어쨌든 전 기가막힌 반전이 있는 소설을 좋아하니까 기대를 걸어봅니다.
★ 우타노 쇼고의 작품 함께 읽기 : <밀실살인게임>,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 <시체를 사는 남자>
이런 시도의 책들은 눈길을 끌죠. 분류를 한다면 테마소설의 범주에 속하긴 하겠지만, 따지고 보면 이거 탄생 200주년을 맞았다는 디킨스에게 바치는 오마주가 더 맞지 않을까 싶어요. 찰스 디킨스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쓴 단편들! 단편을 써낸 작가들 이름을 보니 김경욱, 윤성희, 김중혁, 백가흠.. 사랑해 마지 않는 작가들 이름이 눈에 띕니다. 이들 개성 넘치는 작가들을 통해 새롭게 변주된 디킨스의 소설들은 어떤 느낌일지?!
<표백>으로 제 16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사안 장강명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입니다. 대도시의 한복판에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어요. 그들이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요. 책에 실렸다는 작가의 말이 눈길을 끌어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신촌을 연민의 감정을 품고 사랑했다고요. 청담동도 홍대 앞도 아닌 신촌을 말입니다. 그 신촌을 마치 "너는 못생겼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다니게 된 여인 같았다고 표현하고 있네요. 작품을 통해 작가가 해석해 낸 신촌의 어느 단면을 들여다 보고 싶어요.
추리소설엔 관심도 없던 제가 그동안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꽤 많은 추리소설을 읽게 되었더군요. 그러면서 알게 된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 넌 히가시노 게이고도 몰랐냐, 라고 물어도 그땐 할 말이 없었지만 지금은 나오는 족족 읽고 있죠. 어느새 저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 되어버린 겁니다. 워낙 다작을 하는 터라 따라잡기 힘들긴 합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늦깎이 팬심이 발동하여 선택했죠. 이번엔 살인 사건도, 명탐정도 등장하지 않는다고요. 좀 낯설긴 하겠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보여주는 기적과 감동은 어떤건지 궁금한 마음이 더 크군요.
★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근)작품 함께 읽기 : <패러독스 13>, <매스커레이드 호텔>, <신참자>
디킨스 소설을 테마로 한 한국 작가들의 단편집과 함께 눈에 띄는 일본 작가들의 단편집이 있습니다.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9인이 모였습니다. 그래봤자 제가 아는 작가는 미야베 미유키, 아리스가와 아리스, 미치오 슈스케가 전부이긴 하네요. 아무튼 이 9인의 작가들은 숫자 '50'을 키워드로 단편을 썼다는데요. 다양한 '50'의 숫자들과 괴담, 추리, 하드보일드 등 다양한 장르들까지. 이런게 바로 종합선물세트 같단 생각도 마구 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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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유
2013/01/08 14:00
1월 하고도 벌써 8일째가 후다다닥 지나고 있네요.
아직 2013년이라는 게 저는 그다지 실감이 안 나요.
아직도 2012년 연말에 있는 느낌 같아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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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발상에서 시작된 이 '발칙한 프로젝트'가 낳은 결실과 마주하고 있다. 삼 일과 열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서 <삼 곱하기 십>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옴니버스 에세이다. 10명의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각기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모였다. 3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신기하게도 10명의 사람들 중에 어느 누구도 비슷한 시간을 꾸리지 않았단다.
만약 내게도 3일의 시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뭘 하고 싶을까. 여행을 떠날까, 여행을 간다면 어디가 좋을까. 혼자 떠날까, 아니면 누구와 함께 떠날까. 여행 말고 늘어지게 잠을 자는 건 어떨까. 집 밖에도 나가지 않고 침대 위에서 밀린 드라마와 영화를 질릴 때까지 보는 건 어떨까. 생각만해도 일단 행복해진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었다. "3일의 시간이 주어지면 뭘 하고 싶어?"라고 물음에 돌아오는 대답들이 어째 하나같이 "죽기 전에 3일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였다. '죽기 전'이라는 조건이 붙지 않고서야 3일의 시간을 낸다는 게 바쁜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이긴 하지만 3일의 자유시간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의미있게 그 시간을 채워야 하는지 허둥대는 모습이 꽤 재미있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열 개의 일탈 이야기 중, 나는 에디터 천승명씨의 3일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모처럼 만의,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휴일. 딱 한가지 나만을 위한 음식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불현듯 떠오른 것은 바로 저 생간이다(187p)" 라는 문장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생간의 묘한 이미지도 물론 한 몫 했겠지만, 내가 준비하는 나만을 위한 음식은 뭐가 있을까 떠올려 보는데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저자에겐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지탱했던, 결코 잊을 수 없는 맛으로 떠올린 것이 할머니와 나란히 서서 먹었던 '생간' 이었다면, 또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할머니의 요리들이었다면, 내게는 어떤 음식들일까. 어떤 수식어로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아도 원형의 요리에 대한 저자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글들이었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3일을 나에게 선물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지금 하고 있는 일, 떠안고 있는 불안과 걱정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는 거다. 진짜 시간을 내어도 좋고, 여건 상 힘들다면 상상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열 명의 사람들의 소소한 일탈이 준 행복을 이제는 내가 몸소 느껴볼 차례인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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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라
2013/01/02 10:59
일상에 찌들어 버려 사람들에게서 여유라는 걸 찾아 볼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구요ㅠㅠ
저한테 3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음... 한번 생각해 봐야겠네요ㅎ-
멋쟁이 환유
2013/01/02 14:58
저도 막상 3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면 뭘할까 떠올려봤더니 잘 생각나질 않아요. 단 하루만 주어져도 꿈 같긴 하지요??!! 마음 속에 여유를 가지고 살아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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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5link 2013/01/02 14:41
처음에 3일이라고 해서 저도 죽기 전에 3일이 주어진다는 이야기 인 줄 알았네요. 진짜 3일이 주어진다면 저는 뭘 할까요? 옴니버스 에세이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리뷰 참고해서 저도 책 골라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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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환유
2013/01/02 14:59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여러 필자의 생각과 감정을 훔쳐볼 수 있다는 재미가 옴니버스 에세이의 매력이겠죠? 이들의 특별한 3일에 대한 기록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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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 / 19곰 테드 / 가을소나타 / 그녀가 떠날 때 / 내가 사는 피부 / 늑대아이 / 다크나이트라이즈 / 다크섀도우 / 데인저러스 메소드 / 디센던트 / 디어한나 / 라잇 온 미 / 래빗홀 / 레미제라블 / 롱 폴링 / 루퍼 / 맨 온 렛지 / 맨 인 블랙3 /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 미드나잇 인 파리 /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밤의 이야기 / 본 레거시 / 빅 미라클 / 서칭 포 슈가맨 / 세이프 하우스 / 송곳니 /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 신과 인간 / 아티스트 / 야곱신부의 편지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어벤져스/ 언터쳐블 1%의 우정 / 우먼 인 블랙 / 자전거 탄 소년 / 초한지-천하대전 / 치코와 리타 / 케빈에 대하여 / 킹 메이커 / 크로니클 / 팅커테일러솔저스파이 / 프로메테우스 / 하트브레이커 /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 호빗:뜻하지 않은 여정
외국영화 46편
한국영화 50편에 이어 외국영화는 총 46편을 만났다. 호불호가 명확했던 한국영화와는 다르게 외국영화들은 개인적으로는 고루 높은 점수들을 줬다. 몇몇 작품을 빼곤 모두 좋았다는 이야기다. 다른 블로거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던 몇몇 작품은 아쉽게도 관람을 놓쳤다. 나중에라도 챙겨보려고 체크해두고 있는데 그 리스트가 꽤 된다. ㅠㅠ 아쉽지만 그 작품들은 다음에 꼭 만나보기로 약속하고, 올해 만난 46편 영화들 중에서도 BEST 10을 골라봤다.
챙겨 볼 영화들 : 멜랑콜리아, 토리노의 말, 카페 드 폴로르, 케빈 인 더 우즈, 심플라이프, 하와이언 레시피, 해피해피 브레드, 우리도 사랑일까, 당신은 아직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시스터, 아르마딜로, 파우스트, 휴고, 폭풍의 언덕,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시스터,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웰컴 투 사우스, 더 트리, 신의 소녀들, 아워 이디엇 브라더.
10위. 치코와 리타 / 하비에르 마리스칼,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 /
★ 리뷰 : 2012/01/07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치코와 리타] 매혹적인 라틴재즈 선율에 담긴 낭만적 러브스토리
★ 한줄 평 : 멋지고 화려한 색감의 그림, 귀를 즐겁게 하는 라틴 재즈의 향연,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던 천재 피아니스트와 매혹적 보컬리스트의 러브 스토리. 사랑한다면 전하자, 진심을.
9위. 어벤져스 / 조스 훼든 감독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드..
★ 리뷰 : 2012/05/03 - [어벤져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줄 것이다. 2% 아쉽지만 98%로도 충분!
★ 한줄 평 : 이만하면 만족스러운 슈퍼히어로 종합세트. 세상에 슈퍼 히어로가 단 한명이라면 세상은 정말 지루했을 거야.
8위. 서칭 포 슈가맨 / 말리크 벤디엘로울 감독 / 로드리게즈
★ 리뷰 : 2012/10/12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서칭 포 슈가맨] 실화라서 더욱 믿기 힘든 기적같은 그의 이야기 속으로.
★ 한줄 평 : 당신,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참으로 오묘한 것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7위.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데이빗 핀처 감독 / 다니엘 크레이그, 루니 마라
★ 리뷰 : 2012/01/27 -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피디한 전개, 세련된 영상미, 핀처 스타일로 재탄생한 밀레니엄!
★ 한줄 평 : 방대한 원작을 꾹꾹 눌러담은 핀처 스타일로 재탄생. 루니 마라가 연기한 전무후무한 매력적 캐릭터, 리스베트.
6위. 다크나이트 라이즈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톰 하디
★ 리뷰 : 2012/07/31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다크 나이트 라이즈] 전설이여, 끝나지 말아요.
★ 한줄 평 : 존재이유에 대한 고민과 진한 성장통의 종결판. 시리즈를 이렇게 보내주기에는 아쉽다.
5위. 아티스트 / 미셸 아나자비슈스 감독 / 장 뒤자르댕, 베레니스 베조
★ 리뷰 : 2012/02/29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아티스트] 백 투 더 아날로그, 이토록 매력적일 줄이야.
★ 한줄 평 : 무성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날려버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 올드한 것은 낡은 것이다? 아니다. 이토록 매력적인 것!
4위. 자전거 탄 소년 / 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 / 토마 도레, 세실 드 프랑스
★ 리뷰 : 2012/02/16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자전거 탄 소년] 희망과 구원의 힘을 믿나요.
★ 한줄 평 : 마음이 저릿해 지는 시간, 날 위해 함께 울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 썩 괜찮은 위로.
3위. 레미제라블 / 톰 후퍼 감독 /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 리뷰 : 2012/12/22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레미제라블] 뮤지컬과 영화는 최고의 접점에서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다
★ 한줄 평 : 2012년의 끝에서 만난 감동 대작. 이토록 생생한 감동을 주리라곤 기대도 안 했었는데.
2위. 007 스카이폴 / 샘 멘데스 감독 / 다니엘 크레이그, 하비에르 바르뎀, 주디 덴치
★ 리뷰 : 2012/10/29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007 스카이폴] '구관이 명관'임을 스스로 증명해내다
★ 한줄 평 : 구관은 명관이고, 007은 그걸 스스로 증명해 냈고. 화려한 액션에 영상미까지 볼만. 2012년 최고의 블록버스터.
1위. 케빈에 대하여 / 린 램지 감독 / 틸다 스윈튼, 에즈라 밀러
★ 한줄 평 : 아직도 리뷰를 못 쓰고 있는 작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을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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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
2012/12/31 18:50
이쪾은 제가 본 영화들이 조금 있네요. 히히.
007 보러 가야하는데.. 액션 영화는 그나마 영어를 못 알아 들어도 재미가 있다보니. ^^
어쨌든 환유님이 2위로 꼽았으니 기대하고 봐도 되겠네요!-
멋쟁이 환유
2012/12/31 22:12
007은 음..영상미도 그렇고 액션도 그렇고 기대치를 충족시켜줬어요.
아쉬운 점을 굳이 찾아보라면, 하비에르 바르뎀이 맡은 역이 생각 외로 약했다는 점 정도랄까요. 1위를 줘도 아깝지 않을 만큼 최고의 블록버스터라고 생각했어요.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스파이더맨, 얘네를 다 물리칠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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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라
2013/01/01 01:43
나름 영화를 제법 본다고 생각했는데 위 10개 중에 5개는 못본 작품이네요ㅠㅠ
환유님의 베스트 10에 오른 영화들이니 한번 찾아 봐야겠네요!!
일단 케빈에 대하여부터 시작해야겠네요~ㅎ
환유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티몰스
2013/01/01 11:43
겹치는게 많이 없네요...ㅎㅎ
올해엔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흑 ㅠㅠ
항상 영화와 책을 가까이 하는 환유님이 무척 부럽습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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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 2013년을 관통할 트렌드는 무엇일까?
상실의시대/책도읽었지 | 2012/12/31 14:00 | posted by 멋쟁이 환유
오디션 프로그램, 강남 스타일, 캠핑, 힐링, 한국영화 부흥, 애니팡, 19대 대통령선거, 아웃도어 전성시대, K-POP, 인문학, 고전 읽기, 푸어, 타임슬립, 브라우니, 런던 올림픽, LTE, 멘붕...
이 밖에도 훨씬 많은, 2012년을 정리할 키워드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 남은 달력의 한 칸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 2012년 12월 31일. 지난 1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일들이 화제가 되었었는지 잠시 생각을 해본다. 왜 우리는 '트렌드'에 관심을 가질까.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013년을 관통할 흥미롭고 새로운 트렌드는 무엇이 될지 알고 싶어하는 걸까. 매년 이맘 때쯤 되면 서둘러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현재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까.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트렌드'는 이제 아주 중요한 상식이자 무기다. 더이상 트렌드는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가 아니라 더 넓은 의미에서 '기회의 장'을 여는 열쇠다. 우리는 유행에 민감한 스타일의 세대 아닌가. 쉽게 흥미를 느끼고 쉽게 빠져들지만, 반면에 흥미를 잃는 속도 역시 빠르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 여기서 트렌드를 논함에 있어 이것을 제대로 바라보는 인사이트(insight)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요즘 강력한 소비 세력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40대에 대한 설명도 꽤 재미있다. 10대에 프로야구 개막을 봤고, 88서울 올림픽을 지켜봤고, 교복 자율화를, 소련의 몰락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역사적 사건도 경험했다. 배낭여행을 즐기기 시작했고, 문화대통령 서태지의 등장과 함께 1990년대 대중문화 부흥기를 겪었으며, 사회생활 초기에는 IMF 위기도 겪었다. 그야말로 다이나믹한 세대구나 싶다. 패션과 스타일에 민감했던 그 시절 X세대, 오렌지족이 40대가 되어 돌아왔으니 명품을 비롯한 각종 소비에 있어도 그 존재감이 뚜렷하다. X세대의 뒤에는 우리 30대가 딱 버티고 서 있다. 비록 '세시봉'이 힘을 쓰긴 했지만, 올해는 통기타와 청바지가 주름잡던 7080과 안녕하고 '응답하라 1990년대'로 복고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비의 중심에 있는 그 3040에 나도 어엿하게 합류를 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유독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한 해이기도 했다.
2013년의 트렌드 중에는 새로운 흐름이 되어 2013년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도 있지만, 그 이전부터 이어져 온 흐름의 연장인 것들도 있다. 그런 다양한 트렌드들을 꾹꾹 눌러담은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 Cultural code에서는 사회문화적 흐름 속에서의 다양한 변화를 이야기 한다. 앞서 말했던 오렌지족의 귀환, 대중문화, 스마트폰과 SNS, 힐링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들이 대거 등장한다. 2부 Life style에서는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주요 변화를 이야기 하는데, 화장하는 남자와 요리하는 남자, 미혼이 아니라 비혼, 동성애 가족 등 새로운 형태의 가족의 등장, 넘치는 푸어족과 몰락하는 전문직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3부 Business & Consumption에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이자 비즈니스의 큰 흐름에 대해 다루고 있다.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지 않으면 꽤 낯설게 느껴지는 이야기들도 더러 있지만,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내용들이다. '사이즈에서 시대를 읽다'라는 소제목이 붙은 글에서는 스마트폰은 왜 점점 커지고 있는지를 분석하면서 사이즈를 바꾼다는 것은 단지 형태와 크기만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찾기 위해 리사이징하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는 코멘트를 더하고 있다. 이런 리사이징의 시도는 식품업계에서도, 자동차, 주택에서도 이어지고 있단다.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것이 무엇인지, 기본적인 이해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적 상품 출시는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단 이야기도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이 밖에도 안티 에이징을 넘어 다운 에이징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라던가, 오직 나만을 위한 제품, 개성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들여다보자.
이 책이 다른 트렌드 분석서보다 재미있게 읽혔던 이유는 쉽게 와닿지 않는 숫자, 통계 중심의 분석서라기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형식으로 채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트렌드는 우리 주변,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었고 키득키득 거리며 공감을 자아내는 글들도 많았다. 2012년의 키워드는 무엇이었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면 이제는 새롭게 다가올 2013년을 주름잡을 트렌드는 무엇이 있을지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아마도 이 책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이 톡톡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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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 577 프로젝트 / 가족 시네마 /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 건축학 개론 / 광해, 왕이 된 남자 / 나는 공무원이다 / 남영동 1985 / 내 아내의 모든 것 / 내가 고백을 하면 / 내가 살인범이다 / 네버엔딩스토리 / 늑대소년 / 다른 나라에서 / 댄싱퀸 / 도둑들 / 돈의 맛 / 두 개의 선 / 두 개의 문 /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 두레소리 / 러브픽션 / 로맨스 조 / 리턴투베이스 / 말하는 건축가 / 미쓰GO / 밍크코트 / 반창꼬 / 백야 /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 복숭아 나무 / 부러진 화살 / 어머니 / 연가시 / 열여덟 열아홉 / 용의자X / 은교 / 이웃사람 / 인류멸망보고서 / 점쟁이들 / 줄탁동시 / 창피해 / 청춘그루브 / 파닥파닥 / 퍼펙트 게임 / 페이스 메이커 / 피에타 / 핑크 / 하울링 / 화차
한국영화 50편.
업계에 있는 사람도, 전문 영화평론가도 아니니 1년에 100편 남짓 영화를 봤다는 수치가 많이 본 건지, 적게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절반 딱. 한국 영화를 만났다. 한국, 외국 영화 통틀어 10편을 골라봤더니 아무리 개인적인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랭킹을 매기는 거라지만 대부분 외국영화들이어서 이번에는 한국/외국 영화로 나누어 봤다. 한국 영화에도 좋은 영화들이 꽤 많았던 한 해였고, 또 반면에 실망스러웠던 영화들도 꽤 많았다. 점수의 편차가 없었던 외국영화에 비해 한국 영화는 편차가 은근 심했다는 사실. 아무튼 환유씨가 뽑아본 2012년 한국영화 BEST 10을 공개해본다.
10위. 내가 고백을 하면 / 조성규 감독 / 김태우, 예지원 / 로맨스 , 드라마
★ 리뷰 : 2012/11/21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내가 고백을 하면]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만난 따뜻하고 담백한 로맨스
★ 한줄 평 : 관객에게 자극만 주려는 영화들에 익숙해져 있던 까닭일까. 이렇게 담백하게 풀어낸 이야기가 오히려 신선하다.
★ 키워드 : 강릉,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 백석의 시와 코타로 오시오의 음악, 커피
★ 주절주절 : 사실 <내가 고백을 하면>은 여타 흥행몰이를 했던 다른 상업영화들에 비하면 밋밋한 편. 빵 터지는 재미나 화려한 볼거리, 매끈한 만듦새에 앞서는 담백함이 그것들을 올킬한다.
9위. 말하는 건축가 / 정재은 감독 / 정기용 / 다큐멘터리
★ 리뷰 : 2012/03/17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말하는 건축가] 삶, 나눔, 소통... 노장의 건축가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
★ 한줄 평 : 거장은 괜히 거장이 아니라는 사실
★ 키워드 : 일민미술관, 무주 목욕탕, 춘천의 자두나무집
★ 주절주절 :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가 마음이 저릿할 만큼 묵직한 감동의 돌직구를 날릴 때가 있다. 건축가 故 정기용 선생의 마지막 1년을 담은 다큐멘터리.
8위. 은교 / 정지우 감독 /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 / 로맨스, 멜로
★ 리뷰 : 2012/04/27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은교] 서로 갖지 못한 것을 탐했던 슬픈 욕망에 대한.
★ 한줄 평 : 원작의 힘이란 이런 것. 섬세한 연출의 힘이 컸던 점은 영화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겠지만, 역시 영화보단 소설.
★ 키워드 : 이적요의 서재, 은교가 앉아있던 의자.
★ 주절주절 : 탄탄한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야기. 섬세한 연출의 힘이 보태어져 매끈하게 탄생했다.
7위. 도둑들 / 최동훈 감독 / 김윤석, 이정재, 김혜수, 전지연 / 액션, 드라마
★ 리뷰 : 2012/08/07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도둑들] 이 여름보다 더 뜨거운 영화 한 편 납시었네.
★ 한줄 평 : 싱거운 도둑질로 끝나는 줄 알았더니 정작 키워드는 사랑과 배신이었더군.
★ 키워드 : 아파트 외벽 액션. 예니콜 VS 팹시,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
★ 주절주절 : 한국영화에서 한 편에 총출동한 걸출한 배우들만으로도 일단 주목. 최동훈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있는 케이퍼 무비를 최동훈 식으로 잘 소화해냈지만, 캐릭터들은 정리되지 못하고 산만하게 겉돌기만 할 뿐이었어. 기대했던 도둑질의 스릴은 싱겁기 그지 없고, 알고보니 삼각관계의 사랑과 배신.
6위. 밍크코트 / 신아가, 이상철 감독 / 황정민 / 드라마
★ 리뷰 : 2012/01/19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밍크코트] 따뜻하지만 잔인한 이름, 가족의 의미를 묻다.
★ 한줄 평 : 따뜻하지만 잔인한 이름 밍크코트, 따뜻하지만 잔인한 이름 가족.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입니까.
★ 키워드 : 밍크코트, 가족, 존엄사, 구원.
★ 주절주절 : 압도적이다. 포스터부터! 2012년 웰메이드 독립영화의 첫 신호탄이라는 수식어는 과장이 아니었다는 사실.
5위. 로맨스 조 / 이광국 감독 / 김영필, 신동미 / 로맨스, 멜로
★ 리뷰 : 2012/03/16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로맨스 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야기 속으로.
★ 한줄 평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마음이 열리는 만큼 영화를 즐기게 되리니!
★ 키워드 : 다방, 여관, 어쩐지 홍상수.
★ 주절주절 : 부산영화평론가협회에서는 각본상 수상으로 <로맨스 조>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봐줬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가 보여주는 감칠맛은 말 그대로 '살아있네' 였다. 이런 영화, 진심으로 기다려왔다.
4위. 건축학 개론 / 이용주 감독 /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 멜로, 드라마
★ 리뷰 : 2012/04/04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건축학개론] 누구에게나 첫사랑 하나쯤은 있는 거잖아요.
★ 한줄 평 : 무난하게 끌고 가는 멜로.
★ 키워드 : 전람회. 기억의 습작. 첫사랑. 납득이.
★ 주절주절 : 그렇지. 우리에겐 누구나 첫사랑 하나 쯤은 있는 거니까.
3위. 광해, 왕이 된 남자 / 추창민 감독 / 이병헌, 한효주, 류승룡 / 드라마, 시대극
★ 리뷰 : 2012/09/26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광해, 왕이 된 남자] 재미, 감동, 명품연기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다.
★ 한줄 평 : 이건 뭐 흠잡을 데 없는 대중영화의 정석
★ 키워드 : 대종상 15관왕
★ 주절주절 : 천만 관객은 멀티플렉스 독점과 장기상영으로 만드냐는 오명을 뒤집어쓰던 중에, 대종상 15관왕은 <광해>에게 상처 뿐인 영광을 남겼다. '진정한 왕'이 되고자 했던 '광해'가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속이 터졌으려나. 명품연기와 감동, 재미까지 갖췄으니 매끄러운 상업영화로는 이만한 영화가 없었다. 호평을 받을 수도 있었던 <광해>는 대종상 15관왕을 포함, 새롭게 '밉상'도 받았다.
2위. 피에타 / 김기덕 감독 / 조민수, 이정진 / 드라마
★ 리뷰 : 2012/09/21 - [상실의시대/영화를봤어] - [피에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비를 베푸소서. 이들에게.
★ 한줄 평 : 관객에게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라는 김기덕 스타일. 마지막에 만난 라스트 씬의 강렬함.
★ 키워드 : 황금사자상. 라스트 씬.
★ 주절주절 : 내가 이제 김기덕 영화가 불편하지 않다니. 잔혹한 자본주의 속에서 만난 속죄와 구원의 코드. 마지막 라스트 씬의 강렬함은 두고두고 회자 될 듯.
1위.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 윤종빈 감독 / 최민식, 하정우 / 범죄, 드라마
★ 리뷰 : 2012/02/10 -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욕망으로 가득찬 수컷들의 땀 냄새가 진하게 배인.
★ 한줄 평 : 배우 믿고 영화봅니다, 하정우와 최민식이라면요. 어쨌든 그 캐릭터들이 모두 '살아있네' 였더군요.
★ 키워드 : "살아있네", 탕수육, 풍문으로 들었소.
★ 주절주절 : 대부이고 싶었으나, 대부가 되지 못한, 대부가 될 수 없었던 익현을 생각하니 진정 이름 없는 대부, Nameless Gangster라는 이 영화의 영문제목이 와닿는 구나. 한 번뿐인 인생, 이왕이면 '멋지게 살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찬 수컷들의 땀 냄새가 진하게 배인 그런 영화 였달까.
+ BEST 10 안에는 못 들었지만 눈길을 가는 작품들도 많았다. 김일란, 홍지유 감독의 <두 개의 문>, 변영주 감독의 <화차>, 조성희 감독의 <늑대소년>, 이대희 감독의 <파닥파닥>도 개인적으로 후한 별점을 주고 싶었던 작품들이었다는 것.
+ 못 챙겨본 한국영화가 뭐가 있는지 체크해 볼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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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
2012/12/28 17:13
도둑들만 얼케절케 호주에서도 볼 기회가 있었네요.
한국 영화가 이렇게 많은데 말이죠. ;ㅁ;
나머지 영화는 한국에 돌아가서 보도록 하겠사옵니다.
그나저나 '피에타'가 아닌 '범죄와의 전쟁'이 1위네요..
제가 폭력성이 짙은 영화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괜찮을까용?-
멋쟁이 환유
2012/12/31 16:14
올해는 정말 좋은 한국영화가 많이 나왔죠.^^
피에타와 범죄와의 전쟁 중에 끝까지 고심을 했는데
대중성까지 고려해볼 땐 간발의 차이로 범죄와의 전쟁에게 한 표 줬어요.^^
폭력성이 짙은 영화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음..피에타는 좀 어려우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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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
2012/12/29 01:48
범죄와의 전쟁 못봤는데, 환유님이 최고의 영화로 꼽으셨다니 궁금합니다 *_*
말하는 건축가는. 평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여기저기 많이 보였던듯. -
seungho8011 2012/12/29 15:40
범죄와의 전쟁을 1위로 꼽으셨네요. 저도 범죄와의 전쟁도 재미있게 봤고, 광해도 재미있게 봤어요. 피에타도 볼까 말까 하다가 못 봤는데 그건 나중에 봐야겠네요.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는 아직 좀 어려워요
영화 초반은 미수와 강일의 좌충우돌 만남부터 시작해 이들이 서로의 사랑을 키워가기까지의 과정을 쉼 없이 내달린다. 소소한 재미는 덤으로 따라온다. 중반을 넘어서면 전개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새록새록 사랑을 키워가지만, 사랑의 시작에 불순한 '목적'이 있었던 이유로 이들의 관계는 곧 '갈등'으로 나아가지만, 해피엔딩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선 그 갈등마저 때론 '약'이 된다는 오랜 진리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 모양새다. 소방관과 의사. 생명과 다투며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지만, 미처 돌보지 못한 자신의 상처도 스스로 끄집어내기도 하며, 서로에게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존재로 되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슬며시 미소를 짓게 한다.
아쉬운 점도 분명 있다.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처럼 시작된 영화는 후반으로 흐를수록 묵직하게 흐른다. 감독의 전작 <애자>에서도 비슷한 전개방식이긴 했다. <반창꼬>는 소방관과 의사라는 직업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급박한 상황을 만났을 땐 재난 블록버스터 느낌도 나고, 명랑쾌활한 여주인공 캐릭터에 안 어울리는 종양으로 신파의 느낌도 살짝 얹으려 했던 것 같다. 마냥 웃고 떠들던 영화 초반과의 갭이 생각보다 크다. 중간 중간 깨알 같은 조연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모호한 영화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안도감이 든다. 그런 아쉬움을 차치하고라도 뭐니뭐니해도 빛나는 건 역시 고수와 한효주. 그리고 고수보다 한효주의 재발견에 한 표를 던져본다.
+ 그래서 미수는 수술을 잘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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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라
2012/12/27 12:14
큰 기대 안하고 있는 영화였는데, 좋은 말씀 해주시는 분들이 제법 있으시더라구요~
보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영화 좋아하는데,
한번 봐봐야겠어요~ㅎ
영화 리뷰 잘 봤습니다!! -
제이유
2012/12/28 17:15
괜찮은 시나리오라는 이야기를 언뜻 들은 것 같은데 괜찮은 평이네요.
고수와 한효주 조합도 나쁘지 않지만, 전 역시 고수와 손예진 조합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러나 고수는 이미 다른 여자의 남자..흑.-
멋쟁이 환유
2012/12/31 16:19
고수와 손예진이라. 백야행에서 둘이 커플이었던가요??
으흠! 손예진은 지금 <타워>에서 열연중이더라고요. ^^
<반창꼬>도 그렇고 <타워>도 그렇고 모두 소방관들의 이야기이고요.
재밌네요. ㅋㅋ 아마 <반창꼬> 보시면.. 한효주가 블링블링 할겁니다.ㅋ
저도 고수가 결혼했다는 얘기를 얼마 전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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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부엔 끝이 없는 것 같네요.
이 책 아직 사놓고 못 읽고 있네요..ㅠㅠㅠ